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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황교안에 밀려난 유승민·남경필

중앙일보 2017.02.15 01:53 종합 8면 지면보기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국방부로부터 북한 미사일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에게 “사드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거듭 요구한다”고 말했다. 오른쪽은 정병국 대표. [사진 김현동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국방부로부터 북한 미사일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에게 “사드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거듭 요구한다”고 말했다. 오른쪽은 정병국 대표. [사진 김현동 기자]

보수진영이 붕괴하면서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2월 7~9일 실시한  주간 정례조사에서 지지율 1~7위 중 범야권(문재인·안희정·안철수·이재명·손학규)의 지지율 합계는 64%에 달했지만 범여권 후보(황교안 11%, 유승민 3%)의 합계는 14%에 불과했다(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역대 대선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방적 구도다. 특히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뜨지 않자 김무성 의원의 재등판설까지 거론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바른정당 주자들 중도·보수 사이 고전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14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바른정당 후보들은 충청과 중도층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뺏기고 대구·경북과 보수층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뺏기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바른정당의 주 지지 기반은 보수층이 될 수밖에 없는데 당의 보수적 정체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후보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14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찾은 김황록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장 등에게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앞당길 것을 촉구했다. 그는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로 전략노선을 설정한 상태다. 현재의 낮은 지지율과 관련해 유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들에게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특히 중도보수층의 마음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면 갈 곳 잃은 보수층의 표심이 결국 자신에게 올 것이란 기대다. 남경필 지사는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야당인지 여당인지 정체성을 분명히 안 했고, 또다시 여당과 손잡을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과는 확실히 차이 나게 개혁 성향을 뚜렷이 하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바른정당의 오른쪽엔 자유한국당이 버티고 있고 왼쪽엔 국민의당이 자리를 잡고 있어 그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기가 만만찮은 형국이다.

자유한국당은 장외 주자인 황교안 대행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그가 대행직을 내던지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지가 미지수인 데다 박근혜 정부의 계승자라는 이미지가 강해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많다.

글=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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