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출석 안봉근 더는 안 부른다” 헌재 속전속결 재천명

중앙일보 2017.02.15 01:39 종합 12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13차 변론이 열린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가 변론에 앞서 태극기를 펼치다 헌재 직원으로부터 제지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13차 변론이 열린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가 변론에 앞서 태극기를 펼치다 헌재 직원으로부터 제지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 재판부가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13차 변론에서 불출석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취소했다. 헌재는 이날 증인 신문에 나오지 않은 안봉근(51)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김홍탁 전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에 대해 증인 취소 결정을 했다. 안 전 비서관은 헌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15일 자신의 형사재판을, 김 전 이사는 해외 출장을 불출석 사유서에 적었다.

김홍탁·김형수 등 증인 취소 결정
대통령 측 추가 증인도 채택 안 해
이정미 퇴임 전 결론 가능성 커져

대통령 측 “고영태 녹음파일 2000개
일일이 틀어보는 검증절차 거쳐야”
헌재, 일단 검찰서 선별 29개만 채택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은 “이들의 진술 조서는 모두 증거로 채택됐고 이 이상의 증언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증인 취소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대통령 측이 13일 밤 늦게 추가 증인으로 신청한 이진동 TV조선 사회부장과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정책기획보좌관에 대해서도 “탄핵 소추 사유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았다”며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헌재가 불출석 증인에 대한 ‘가지치기’에 들어가면서 변론 일정은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헌재는 세 차례(16, 20, 22일) 증인신문 일정을 남겨 놓고 있다. 23일엔 양측이 그동안의 변론을 종합·정리한 서면을 제출하게 했다. 이후 한 차례 최후 변론 기일이 잡히더라도 2월 말, 3월 초에는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재판부의 평의와 결정문 작성 등을 거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3월 13일) 이전에 최종 결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최근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합류해 이날 심판정에 처음 참석한 헌법재판관 출신 이동흡 변호사(가운데). 이 변호사가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오른쪽)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합류해 이날 심판정에 처음 참석한 헌법재판관 출신 이동흡 변호사(가운데). 이 변호사가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오른쪽)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반면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증인신문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중환 변호사는 “고영태 녹음파일이 다 공개되면 추가 증인 신청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들어보는 검증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영태 녹음파일’은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휴대전화에 자동 녹음된 고영태씨와 최철 전 보좌관, 이모씨 등의 대화 내용이다. 대통령 측은 이 대화 내용을 근거로 “국정 농단 사건은 ‘고영태 일당’이 조작한 사기극이므로 박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2000여 개의 파일 중에 검찰이 선별한 29개의 녹취록을 증거로 채택했다. 국회 측은 “오히려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입증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고씨가 2015년 4월 7일 “VIP(대통령)가 이 사람(최순실씨)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뭐 하나 결정도, 글씨 하나, 연설문 토씨 하나, 다 여기서 수정을 보고 새벽 늦게라도 다 오케이하고…”라고 말하는 대목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날 헌재에는 헌법재판관 출신 이동흡 변호사가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합류해 처음으로 변론에 참여했다. 이 변호사는 2012년 헌재 소장으로 지명됐다가 특정업무경비 유용 등의 의혹이 불거져 낙마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며 애국심으로 사심 없이 헌신했다”며 “권력 주변에 기생하고 이권에 개입해 호가호위한 무리들을 사전에 제거하지 못한 과오는 나무라야지만 대통령직을 파면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헌재 대심판정에서는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가 서류가방에서 태극기를 꺼내 보이며 시위를 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 그는 몸에 태극기를 두르고 심판정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윤호진·서준석 기자 yoongo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