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속 200㎞, 급제동, 코너링 … 레이싱 뺨치는 COTY 심사

중앙일보 2017.02.15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11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심사장에서 열린 중앙일보 ‘올해의 차(COTY)’ 2차 평가를 앞두고 후보 차량이 줄지어 있다. 평가는 1차 평가를 통과한 16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진 장진영 기자]

11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심사장에서 열린 중앙일보 ‘올해의 차(COTY)’ 2차 평가를 앞두고 후보 차량이 줄지어 있다. 평가는 1차 평가를 통과한 16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진 장진영 기자]

지난 11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 심사장. 중앙일보 올해의 차(Car of the Year·COTY) 2차 시승 심사를 위해 최종 후보에 오른 16대 차량이 일제히 도열했다. 심사위원장인 유지수 국민대 총장을 비롯해 자동차학과 교수, 프로 레이서, 전문기자, 수입차협회 임원 등으로 구성한 심사위원단 15명도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의 차 심사 현장
엔진룸 구석구석 꼼꼼 체크는 기본
명성 대신 ‘극한 실험’으로 성적표
1차 평가 0점이 2차서 역전 다반사

심사위원단은 시승 전 엔진룸부터 열어봤다. 엔진과 배터리는 물론 공조장치 이음새까지 꼼꼼히 뜯어봤다. 현대차 그랜저를 살펴보던 이대운 AT&M 컨설팅 대표는 “엔진룸에 장치가 꽉 들어찬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그랜저는 여유롭게 배치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현대차 상품 담당자는 “여유롭게 배치하면 고장났을 때 장치를 일부만 뜯어내도 돼 정비 비용이 적게 든다. 요즘 소비자들은 엔진룸 안쪽까지 신경쓰는 추세라 도색까지 꼼꼼하게 신경썼다”고 답했다.

다음 순서는 2차 심사의 백미인 ‘고속주행로’. 시속 200㎞ 이상으로 서킷(4㎞)을 돈다. 심사위원 모두가 각자 후보차에 올랐다. 기자는 한국GM ‘카마로SS’에 올라탔다. 평소 일반 도로에서는 좀처럼 속도를 낼 수 없었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원없이 달리고, 돌고, 멈췄다. 시속 200㎞까지 달리다 급제동하는 ‘극한의 실험’도 이어졌다. ‘우르릉’하는 엔진음과 ‘끼이익’하는 굉음이 반복됐다. 강병휘 프로레이싱 드라이버가 ‘드리프트’(코너를 돌 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뒷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는 현상)를 반복하자 타이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장진택 카미디어 대표는 “못 만든 차는 고속으로 달리면 ‘붕’ 뜨는 느낌이 든다. 운전대를 놓으면 좌우로 흔들리고 코너에 접어들면 바깥으로 튀어나갈 것 같아 겁이 더럭 난다. 좋은 차는 딱 그 반대다”라고 말했다.

오후엔 ‘종합시험로’에 올랐다. 급가속 구간과 고속상태에서 급회전, 움푹 파인 험로 등을 포함한 코스다. 가속 성능과 코너를 돌 때 안정감, 자세제어 능력 등을 따져보기 위한 곳이다. 울퉁불퉁한 험로를 지날 땐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리는 차량도 있었다. 김기태 오토뷰 PD는 “단단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가진 차가 고속주행로에서 강점을 뽐낸다면 종합시험로에선 소음·진동·서스펜션 같은 디테일을 가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COTY는 전문 기자단의 ‘인기 투표’ 식으로 진행하는 국내외 각종 자동차 시상식과 구별된다. 2차 시승 평가를 통해 차의 진가를 평가한다. 선입견을 배제하고 자동차의 성능 평가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이 때문에 1차 프레젠테이션 평가에서 ‘0점’을 받은 차가 2차 심사를 통해 수상작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그 반대 경우도 다반사다. 이남석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동차는 극한에 밀어붙여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COTY 주행심사는 완성차 업체가 신차를 출시하기 전 진행하는 주행성능·내구성 심사의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허승진 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은 “값이 비싸거나 많이 팔렸다고 해서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며 “실제 자동차 성능과 가격이 얼마나 균형을 이루는지도 올해의 차를 뽑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날 심사 현장엔 자동차 업체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평가를 초조하게 지켜봤다. JTBC 다큐멘터리 촬영팀은 차량엔 고프로(야외활동 촬영을 위한 특수 카메라), 하늘엔 드론(무인항공기)을 띄워 놓고 심사 과정을 촬영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진행한 1차 평가에선 자동차 업체 담당자들이 차량의 제원과 디자인, 성능 등을 프레젠테이션하면 심사위원단이 질의응답을 통해 점수를 매겼다. 유지수 심사위원장은 “각계 전문성을 갖춘 COTY 심사위원단의 호평과 날카로운 지적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의 차 심사위원=유지수(심사위원장·국민대 총장), 강병휘(프로레이싱 드라이버), 김기범(로드테스트 편집장), 김기태(오토뷰 PD), 김기환(중앙일보 기자), 김태완(완에디 대표), 나윤석(칼럼니스트), 박상원(흥국증권 이사), 신홍재(아멕스카드 팀장), 양정수(아우다텍스코리아 이사), 윤대성(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 이남석(중앙대 교수), 이대운(AT&M 컨설팅 대표), 장진택(카미디어 대표), 허승진(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

화성=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