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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81만 공무원 양성? 그 돈으로 창업가 키우자

중앙일보 2017.02.13 01:00 경제 10면 지면보기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는데도 이미 대선 레이스는 시작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여러 후보들이 격돌한다. 문제는 경제 정책에서 누구 하나 선명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껏 나오는 것이 공무원 늘리기나 급격한 이전지출 확대 정도다. 이것을 지속 가능한 경제 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이 빠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스타트업 정책 실종이다. 사실상 실패한 현 정부 최대 아젠다가 스타트업 활성화였기에 모두가 거리두기 하고 싶을 것이다. 실패한 정권이라 하여 모든 정책이 틀렸다고 볼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은 소수의 공룡 대기업이 아닌 유연하고 발빠른 다수의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81만 개의 공공 일자리를 공약했다. 공무원의 행정업무는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대표적인 직무다. 나중에 줄이고 싶어도 못 줄이는 것이 공무원 조직의 생리다. 공무원 연금까지 감안하면 한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불필요한 세금지출을 수십년 동안 감수해야 한다. 공약을 지키기 위해 한해 22조원이 든다고 하니 4대강 사업을 수십번 반복하는 꼴이다.

그리스는 일자리 만든다며 공무원을 늘려가다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 가장 큰 문제는 미래의 새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젊은 인재들을 틀에 박힌 공무원 조직에 가둬 놓는다는 것이다. 나라 경제가 발전하려면 공무원이 아니라 창업가가 늘어나야 한다. 스탠포드대 14만 명의 졸업생들은 4만 개의 회사를 창업해 560만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이 기업들이 1년에 달성하는 매출은 3000조원으로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는다. 수많은 스탠포드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한다.

반면 한국은 매년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노량진과 신림동에서 각종 공무원 시험에 매달린다. 이같은 현실을 뒤집지 못한다면 차기 정부도 희망이 없다. 법인세를 늘려 창업 재원으로 활용하자. 스타트업 투자를 일종의 국가 연구개발(R&D)로 보고 정부가 과감히 베팅해야 한다. 민간 벤처캐피탈(VC)을 활용하면 옥석 가리기가 가능하고 성공한 스타트업으로부터는 투자금 회수도 할 수 있다. 투자 확대는 청년들의 창업 의지를 북돋고 이는 다시 혁신형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수많은 실패 속에 위대한 기업이 나올 것이고 이들은 다시 투자 재원을 공급한다.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를 폐지해 실패한 창업가도 재도전 할 수 있게 한다면 혁신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내세운 기본소득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 기본소득이란 재산 등에 관계 없이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문재인 전 대표의 공무원 늘리기는 창업가 늘리기보다 못하다. 공무원 81만 명 만들 돈으로 창업기업들이 81만 명을 고용하게 하자.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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