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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 통행료 영상인식 결제, 톨게이트 345개 사라진다

중앙선데이 2017.02.12 00:00 518호 12면 지면보기
‘2020년 모든 고속도로에 스마트 톨링’ 추진하는 김학송 사장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은 “국민의 눈으로 보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된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은 “국민의 눈으로 보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된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2020년 전국 모든 고속도로에 무인 요금 정산시스템 ‘스마트 톨링’이 도입된다. 전국 곳곳의 고속도로에 톨게이트가 사라지는 대신 도로 상공을 가로지르는 철제 구조물이 생긴다. 거기에 설치된 무인 카메라가 차량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해 통행료를 결제한다. 세계 최초로 한국이 고속도로 무인 통행 시스템을 전면 실시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도로공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철저히 이용자의 관점,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 입장에서 최신 기술을 고속도로 시스템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선임된 김 사장은 올해로 취임 4년째를 맞는다.

도로 위 철제 구조물에 무인카메라
차량 번호판 자동으로 인식해 결제
톨비 내려고 줄서는 일 없어질 것


당초 3년 임기가 1년 더 연장됐다. 취임 4년째 경영 목표는.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도도한 물결 속에서 사회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도로공사가 해야 할 일이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그래서 올해의 경영 목표를 ‘국민 행복을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설정했다.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하이웨이가 대표 사업이다.”
 
스마트 하이웨이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적용되나.
“2020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하는 스마트 톨링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더는 고속도로 톨비를 내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는 일이 필요치 않게 된다. 번호판 영상 인식 기술을 통해 통행료를 받게 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고속도로 톨게이트 345개가 모두 사라진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착공되는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는 첨단 통신과 자동차·도로 기술이 융복합된 빠르고 안전한 지능형 고속도로다. 도로 시설물과 차량, 차량과 차량이 정보를 교환하면서 상호 소통하는 일이 실제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차가 고장이 나도 자동으로 뒤따라오는 자동차에 통보되기 때문에 운전자가 안전봉을 흔들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IT 기술 적용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는 어떻게 하나.
“기술의 완결성만큼이나 기존 일자리 문제 역시 고민했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5818명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선 요금 수납원 전원을 번호판 영상 보정, 요금 고지서 발송, 취약 지역 폐쇄회로TV(CCTV) 감시 등 업무로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

 경북 김천 도로공사 사옥에는 김 사장이 내건 글귀가 하나 있다. ‘국민의 눈으로’. 공기업 특유의 관성에서 벗어나 국민이 불편해 하는 사소한 부분까지 말끔하게 제거하자는 의미다. 김 사장은 “처음에는 무조건 ‘안 된다, 어렵다’고 했던 직원들이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고속도로 주유소의 기름값을 확실하게 내렸다.
“2월 초 기준으로 EX오일 주유소 163곳의 평균 판매가격은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보다 50원, 심지어 알뜰주유소보다도 20원가량 저렴하다. 인근 주민들이 기름 넣으러 고속도로 주유소를 찾을 정도다.”
 
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 궁금하다.
“취임 직후 직원들을 모아놓고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 사람 한번 손들어봐라’ 했더니 손 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직원들에게 고속도로 주유소의 기름값이 비싼 이유를 물어보니 ‘주유소 임대료가 비싸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건비가 비싸다’는 등 각종 이유를 댔다. 이걸 바꾸기 위해 소싱 파워를 활용했다. 전국 각지 고속도로 주유소를 모아 1억3000만L 분량을 경매 시장에 내놨더니 정유사들 간 경쟁이 벌어져 기름값이 확 떨어졌다. 국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대형마트의 물건 가격이 동네 수퍼보다 싼 이유도 대형마트가 한 번에 많은 물량을 구입하기 때문 아닌가.”

고속도로에선 언제든지 교통 사고라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은 재임 기간 내내 국민 안전을 경영 주요 지표로 내걸었다. 그는 “국민 안전은 최고의 가치이며 국민 생명은 최우선의 고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비가 오거나 밤이 되면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결국에는 돈 문제다. 페인트가 1종부터 5종까지 있다. 5종이 가장 좋은 건데 도료에 플라스틱 코팅을 하고 유리 비트를 넣어 반사되도록 한다. 싼 도료를 쓰면 금방 벗겨진다. 4~5종 특수도료는 1종보다 7~8배 비싸다. 왜 비싼가 생각해 보니 특수도료를 많이 안 쓰기 때문이다. 많이 쓰면 경쟁이 붙어 가격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또 도공이 질 높은 도료를 쓰면 지방도로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따라올 것이고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대량 주문을 통해 경부선 서울~대전 구간에 모두 특수도료를 칠했다.”
 
겨울철 노면 결빙으로 인한 미끄럼 사고에 대한 대책은.
“지난해 11월 평창으로 가는 영동고속도로에서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어는 비 예측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어는 비(Freezing Rain)’는 지표의 온도가 어는점 이하일 때 내리는 비를 말한다. 눈이 아니라 비가 오는데 도로는 얼어버리니 더 위험하다. 약 2년간의 개발 끝에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기상 빅데이터로 어는 비 지수를 산출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앞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응용한 예측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거쳐 2018년까지 고속도로 전 노선에 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도공의 부채는 2015년 말 기준 27조원으로 공기업 중 다섯 번째로 많다. 한국토지주택공사(134조원), 한국전력(107조3000억원), 가스공사(32조3000억원), 한국수력원자력(27조6000억원) 다음이다. 김 사장에게 도공의 해묵은 과제인 부채 문제를 마지막으로 물었다.
 
각종 신규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부채 감축 목표를 달성 못할 수 있는것 아닌가.
“2012년 97%에 달했던 부채 비율은 2015년 88%까지 떨어졌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85% 선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취임 직후 3년간 6조4000억원의 부채 감축계획을 수립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바 있다. 올해도 약 1조원의 부채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전사적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국민을 고객으로 하는 공공 기업인 이상 부채를 책임 있게 관리하는 일 또한 도공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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