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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님아, 극장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중앙일보 2017.02.12 00:01
미국영화협회(MPAA)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영화 시장 규모는 세계 7위. 그렇다면 과연 관객 매너 수준은 몇 위쯤 될까.

‘관크’ 7가지 유형

영화 상영 도중 휴대전화를 수시로 꺼내 보거나 “쩝쩝, 호로록, 바스락” 극장에서 ‘먹방’ 찍는 건 예사. 극장을 모텔로 잘못 알고 들어왔는지 심한 애정 행각도 서슴지 않는다. ‘제발 내 옆에 앉지 않게 해 주세요’ 빌고 또 빌게 하는 이들. 바로 ‘관크 유발자’다.

관크는 ‘관객 크리티컬 (Critical·치명적인)’의 줄임말로, ‘관객’이란 말에 온라인 게임에서 상대에게 결정적 피해를 입는다는 뜻으로 쓰이는 ‘크리티컬’이 합쳐진 신조어. ‘관람을 방해하는 사람’이나 ‘감상에 치명적 피해를 주는 행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최근 각종 영화 후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내가 당한 관크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혹시 나도 관크 유발자일까. 관크를 유형별로 정리했다.
TV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사진 tvN]

TV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사진 tvN]

TV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사진 tvN]

TV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사진 tvN]

[1] 영화 시작 후 입장하는 지각형
불가피한 사정으로 조금 늦을 수는 있다. 문제는 어둠 속에서 눈부신 휴대전화 플래시를 비추며 좌석을 찾는 것도 모자라, 꼿꼿한 자세로 스크린을 가리는 경우다. 늦었으면 최대한 다른 사람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몸을 숙이고, 빠르게 자리를 찾아 앉자.
 
[2] 캄캄한 상영관에서 빛을 밝히는 반딧불이형
요즘 극장에서 전화를 받는 관객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대신 각종 SNS로 소통을 멈추지 않고, 수시로 휴대전화를 켜 시간을 확인하는 이들이 적잖다. 불빛의 밝기를 아무리 최저로 설정한다 해도, 액정에서 나오는 빛은 주변 사람들에게 방해가 된다. 스마트폰 중독자가 아니라면, 영화를 관람하는 2시간 정도는 제발 손에서 휴대전화를 내려놓자.
 
[3] 옆 사람과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 잡담형
매니어가 많은 영화일수록 관크를 당하기도 쉽다.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일행에게 한 장면씩 설명하는 건 기본. 주위 사람은 생각지 않고 ‘100분 토론’ 식의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특히 “저 장면은 뭐야?” “쟤는 왜 나와?” 등의 질문을 자꾸 던지는 이들도 많다는 것. 옆 사람이 만든 영화가 아니다. 그도 모른다. 그러니 수다는 영화가 끝난 후 떨자.
 
[4] 극장에 먹방 찍으러 온 먹방형
영화를 보며 간식은 먹어도 좋다. 극장 내 매점에서 파는 음식 말고 집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싸 와도 된다. 하지만 피자·족발·컵라면·김밥 등 냄새가 심한 음식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 밖에서 미리 먹고 오자. 심지어 자신이 음식을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존재감을 과시하는 사람도 있다. 과하게 쩝쩝 소리를 내거나, 음료를 다 마시고도 빨대로 소리 내는 행동은 부디 삼가 주길.
 
[5] 지나친 애정 행각을 벌이는 커퀴밭형
‘커퀴밭’은 ‘커플 바퀴벌레 밭’의 약자. 연인들이여, 극장은 모텔이 아니다. 사랑은 둘만 있을 때 마음껏 하길.
 
[6] 앞 좌석을 계속 발로 차거나 발을 올려놓는 발툭형
가장 자주 일어나는 관크이자 빈정 상하는 행위다. 물론 다리 꼬다가 실수로 앞 좌석을 찰 수도 있다. 하지만 태권도 발차기 연습하듯 계속해서 툭툭 차는 건 ‘영화 끝나고 나랑 싸우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앞 좌석에 사람이 없다고 해서 머리 받치는 곳에 발을 올려놓는 이들도 많다. 이러한 행동은 뒷사람 시야를 방해할 뿐 아니라 발에서 냄새라도 나면 상당한 민폐다.
 
[7] 영화에 불필요한 음향을 더하는 음향효과형
극 중 대사를 따라하거나 자신이 상대 배우인 양 대답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얼중얼 혼잣말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OST에 맞춰 발을 구르는 행동만은 자제해 주길. 만약 ‘박치’라서 리듬까지 엇박자라면 그야말로 대책 없으니까. 관크 없는 극장을 위해 자신의 행동이 혹여 타인의 관람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지,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해 보인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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