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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내가 집에 안 가면 어떻게 되는데요?"…은밀하게 돌아온 ‘50가지 그림자: 심연'

중앙일보 2017.02.12 00:01
“이해시켜 줘요.”

“내가 집에 안 가면 어떻게 되는데요?”

“누구한테도 얘기 안 할게요.”

“어떻게 그런 걸 버티죠?”

“아니, 난 한 번도 해 본 적이….”

다코타 존슨의 입을 빌리면, 그 어떤 말도 은밀하고 야릇해진다. ‘홀린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이다. 다시금 마른 침을 삼키고, 입술을 깨물며 그를 맞이할 시간. 다코타 존슨이 ‘50가지 그림자:심연’(2월 9일 개봉, 제임스 폴리 감독)으로 돌아온다. 은밀하게, 야릇하게. 그래 이번에도 빨간색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2015, 샘 테일러 존슨 감독)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나스타샤(다코타 존슨)는 크리스찬 그레이(제이미 도넌) 곁을 떠난다. 다시 그레이의 곁으로 돌아가는 건가.
“상처 입었지만, 아나스타샤는 그레이를 쉽게 잊지 못해요. 그토록 뜨겁고 강렬하게 사랑했던 사람이니까. 아나스타샤는 그레이에 대한 감정을 인정하고,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가요. 그리고 다시 사랑을 나누죠. 이제 아나스타샤는 서서히 자신의 욕망을 알아 가게 돼요. 아주 솔직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아나스타샤와 그레이의 관계는 이전과 어떻게 다른가.
“이번 영화가 매혹적인 것은, 두 사람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위도 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서로가 서로를 원한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두 남녀는 더 깊고 성숙한 사랑을 하게 돼죠.”
 
파격적인 애정 장면을 기대해도 되나.
“더 강렬하다고 할까. 제이미 도넌과 저는 섹스신이 사실적이면서도, 불쾌하거나 판에 박힌 듯 보이지 않길 바랐어요. 정신적·육체적으로 모두 힘든 작업이기에 서로를 배려하면서 촬영하는 게 중요했죠. 그런데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너무 많다 보니,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엘레나 역의 킴 베이싱어도 새롭게 출연한다.
“베이싱어와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어요. 난 아직도 ‘나인 하프 위크’(1986, 애드리안 라인 감독)를 처음 보던 날을 잊지 못해요. 뭔가 새로운 세계를 본 듯한 느낌이랄까. 이 작품에서 그를 만난 건 운명이 아닐까요? 제 상상 속에서는, 이 우연한 만남이 기사작위 수여식처럼 느껴지곤 해요. 그가 제게 왕관이나 성화를 건네는 거죠(웃음). 저도 알아요. 지구상의 그 누구도 ‘나인 하프 위크’의 베이싱어처럼 섹시할 수 없다는 것을요. 베이싱어처럼 무방비 상태일 때조차 빛나고 아름다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엘레나의 등장이 이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엘레나와의 관계에서 아나스타샤의 색다른 면을 보게 될 거예요. 그레이를 사이에 두고 엘레나와 아나스타샤는 정말 갈 데까지 가요. 엘레나는 그레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손에 쥐려 하고, 아나스타샤는 그레이를 보호하기 위해 맹렬히 나서죠.”
원작 소설과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이유가 뭘까.
“아름다운 사랑을 다루고, 비밀스러운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죠. 섹스나 금지된 사랑에 대해 드러내기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완벽한 레시피는 없어요. 감춰 둔 은밀한 욕구를 마음껏 건드려 주니까.”
아나스타샤를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아나스타샤는 아직 어려요.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과 관능을 발견하고 깨달아 가는 인물이죠. 저는 아나스타샤가 밉지 않아요. 본능과 도덕, 그 선명한 대조가 아나스타샤를 통해 드러나는데 그게 너무나 매력적이에요. 확실한 건 아나스타샤는 누구보다 자신을 아끼고 믿는 사람이에요. 자신의 성(性)적 욕망을 직시할 만큼 용감하고요.”
 
‘50가지 그림자:심연’은?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의 2편. ‘엄마들의 포르노(Mommy Porn)’로 통하는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순진한 여대생과 백만장자의 사랑이라는 빤한 신데렐라 스토리에 BDSM(결박·구속·사디즘·마조히즘)을 버무린 것이 특징이다. 첫 번째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에로티카 장르의 거의 모든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우며 전 세계에서 약 5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타이타닉’(1997, 제임스 캐머런 감독) ‘사랑과 영혼’(1990, 제리 주커 감독) 등에 이어 역대 로맨틱 드라마 흥행 4위에 해당한다. 1편에서 주인공 아나스타샤는 이상 성욕을 가진 재벌 그레이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난다. 복종 강요, 침대에 팔다리 묶기, 채찍으로 때리기 등 자신이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집 밖에선 흔한 데이트 한 번 하지 않는 그레이의 차가움에 단단히 삐친 것이다. ‘50가지 그림자:심연’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좀 더 자유롭게 만나고 사랑하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이번엔 그레이에게 성을 알려 준 과거 여자가 나타나, 아나스타샤를 힘들게 한다. 여러모로 1편보다 파격적이다.

 
다코타 존슨에 관한 은밀한 이야기
◆다코타 존슨의 몸은 ‘화장발’이다. 극 중 순수한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화장으로 문신을 가리고 베드신을 찍었다.

◆대역 따윈 안 쓴다. 1편에서 그레이에게 벨트로 학대받는 한 장면만 빼놓고, 모든 ‘살색 연기’를 직접 했다.

◆극 중에서 입었던 여러 벌의 속옷을 촬영 후 챙겼다. 촬영장에 두고 나오기엔 너무 착용감이 좋았다나.

◆1편 개봉 당시 노출 연기에 충격받을 게 걱정돼, 부모이자 배우인 돈 존슨과 멜라니 그리피스에게 영화를 보지 말아 달라고 사정했다.

◆1편은 선정성 문제로 인도·케냐 등에서 상영 금지됐다. 필리핀에서는 일부 장면이 블러 처리됐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12세 관람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전체 관람가’를 외친 심사위원도 있었다고. 설마;;

※영화사에서 제공받은 인터뷰 자료를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사진=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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