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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행위하다 들킨 남성 제압하다 숨지게 한 시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

중앙일보 2017.02.11 09:33
음란행위하다가 들키자 도망치다가 사망한 30대 남성. [중앙포토]

음란행위하다가 들키자 도망치다가 사망한 30대 남성. [중앙포토]

 
노상에서 음란행위 후 들키자 도주하던 30대를 제압하다 숨지게 한 시민 2명이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폭행치사 혐의로 피소된 김모(33)씨와 권모(31)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8월 13일 오후 수원의 한 빌라 주변에서 음란행위를 한 뒤 달아나던 A(당시 39세ㆍ회사원)씨를 발견, 100m 가량 뒤쫓아 제압하던 중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100m쯤 도주하다가 전봇대에 부딪혀 넘어진 뒤 다시 일어나 도망쳤지만 결국 김씨에게 붙잡혔다. 김씨는 바닥에 엎드린 A씨의 등 위에서 왼팔을 꺾으며 어깨를 눌러 A씨를 제압했다. 이때 행인 권씨가 합세해 A씨의 다리를 붙잡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압 과정은 7∼8분 정도 걸렸다. 이어 경찰이 출동해 A씨를 체포했지만 이내 돌연 숨졌다. A씨는 수갑을 차고 경찰서로 가던 중 얼굴이 창백해지고 호흡과 맥박이 고르지 않은 상태에 빠졌다. 그를 호송하던 경찰관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수갑을 푼 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A씨는 결국 숨졌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의 사망이 제압 과정에서 받은 물리적 충격과 관련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따라 A씨 유족들은 지난 10월 김씨 등을 폭행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김씨 등이 선의에서 범죄 용의자를 붙잡으려다 벌어진 일인 만큼 입건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팔을 꺾은 상태에서 어깨를 누른 것뿐이었다. (A씨가)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권씨 또한 “(김씨가)도와달라기에 (A씨의) 다리를 잡아주기만 했다. 억울하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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