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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있다면 열심히 살 필요도 없지 않나” 20대 기자가 직구 질문 던져보니

중앙일보 2017.01.28 05:00
2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에서 역술인 이강산씨가 운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사주가 좋다고 해서 그저 놀고먹으며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때를 기다리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2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에서 역술인 이강산씨가 운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사주가 좋다고 해서 그저 놀고먹으며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때를 기다리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올해 취업에 성공한 기자도 역술인 이강산씨 인터뷰에 참여했다. 20대이지만 취업을 앞두고 불안할 때마다 수시로 철학원을 들리곤 했다. 이씨는 오피스텔 건물의 평범한 장소에 사무실을 잡았다. 역사를 운명과 함께 풀어내는 모습이 다른 역술인과는 다른 모습이다. 평소 점을 볼 때는 참았던 질문을 던져봤다.

Q 운명이 있다면 열심히 살 필요도 없지 않은가.

A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내 사주가 좋다고 해서 그저 놀고먹으며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때를 기다리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중요하다.”

Q 동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운명이 다르다. 사주가 정말 근거가 있나.
A “산부인과를 직접 돌면서 조사해 본 결과 의사들이 꼭 병원이 바쁠 때만 바쁘다고 하더라. 대다수가 중산층의 운명을 타고 비슷한 날 비슷한 시간에 태어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말 좋은 날 좋은 시간에, 나쁜 날 나쁜 시간에 태어난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중간 평균값이 우뚝 솟아 있는 표준편차 그래프처럼 아주 좋은 운수와 아주 나쁜 운수를 타고 나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Q 요즘은 사주를 미리 받아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는다.
A“탯줄을 자르는 순간에 첫 호흡하는 게 모든 기운이다. 자연분만이든 인공분만은 중요하지 않다. 좋은 시기에 맞춰서 아이를 낳을 수 있지만 거기도 누군가 방해해서 여러 일이 생길 수 있다.”

Q 이름이 사주를 바꾼다던데.

A“이름을 바꿔 운명이 바뀐다면 나는 성도 바꾸겠다. 사주팔자에 운명이 다 들어 있다. 놀림 받는 아주 흉한 이름이 아니면 그냥 쓰라고 조언한다.”

Q 역학으로 주변 평범한 사람들의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나.

A“매형이 매년 서해에 있는 섬으로 놀러 가는데 지난 93년에는 가기로 한 날짜에 절대로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나는 20대부터 취미로 역술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신통하게 맞는 것을 보고 매형은 결국 여행을 포기했다. 매형이 떠나기로 했던 날 서해 페리호 침몰 사고가 발생했다.”

Q 어떻게 예측했나.
A“한국은 신자진(申子辰)이 합이 되는 날과 무신(戊申), 무자(戊子)일에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서해 페리호가 사고 났던 날은 전체적으로 운이 좋지 않은 날이었다. 매형 당일 일진도 좋지 않아 자중하라고 했는데 맞아 떨어졌다.”

Q  단명하거나 불운한 사고를 당하는 이들의 운명도 결국 정해져 있는 것인가.
A “사주에 다 나와 있다. 그렇다고 불운을 피하고자 소극적으로 사는 자세는 좋지 않다. 연암 박지원 선생도 방에 틀어박혀 있다고 쇠뿔의 횡액을 면할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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