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올 에어컨 시장 화두는 ‘두뇌 싸움’

중앙일보 2017.01.26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삼성전자 모델들이 25일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서 2017년형 ‘무풍에어컨(우측)’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은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의 신제품.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들이 25일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서 2017년형 ‘무풍에어컨(우측)’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은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의 신제품. [사진 삼성전자]

리모컨을 들어 ‘운전’ 버튼을 누르자 음악 소리와 함께 에어컨 곳곳에 파란색 불이 켜진다. 이어 여성의 또렷한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희망온도를 21도 설정합니다. 청정필터와 바이러스 닥터를 작동합니다”. 온도나 기능을 일일이 설정하지 않았는데 에어컨이 사용자의 냉방 습관과 온도·습도·공기청정 상태 등 주변 환경을 파악해 스스로 작동하는 것이다. 에어컨 전면에는 세 개의 큰 원형 모양이 붙어있는데 중간 원에는 안내 멘트가 문자로도 안내된다.

예약 판매경쟁 벌써부터 후끈
삼성전자 ‘무풍 + 인공지능’ 출시
사용자 습관 학습해 쾌적함 유지
기기 이상 땐 AS센터에 자동 전달
LG전자도 셀프학습 제품 선보여

삼성전자가 25일 선보인 ‘2017년형 무풍에어컨’은 이런 스마트 기능을 대거 갖췄다. 무풍에어컨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출시해 국내 시장에서 25만대나 판 인기 제품이다. 에어컨 전면에 좁쌀 알갱이보다 작은 구멍이 13만5000개 뚫려 있는데 이 구멍들을 통해 냉기를 공기 중에 스며들도록 만들어졌다.

삼성전자 홍보실 이광윤 부장은 “찬 바람이 몸에 닿지 않도록 만든 역발상에 고객들이 크게 호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냉공조학회(ASHRAE)에 따르면 초속 0.15m 이하의 바람을 ‘스틸 에어(Still air, 정체된 공기)’로 규정한다.
2017년 형은 이런 ‘무풍’ 기능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졌다. ‘무풍 열대야 쾌면’ 모드를 선택하면 밤새 에어컨 온도를 올리거나 내리기 위해 별도 조작할 필요가 없다. 수면 단계를 입면(잠들때)·숙면·기상의 3단계로 인식해 각각의 단계에 맞는 온도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초저녁에 23도쯤으로 맞춰놓고 잠들었다가 한밤중에 이 온도가 너무 낮아 올리는 행위를 몇 차례 반복하면 에어컨이 이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스스로 학습한다. 그리고는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온도 변화를 먼저 제공하는 것이다. ‘스마트 쾌적’ 모드의 경우 내 온도·습도·청정도를 종합한 뒤 냉방·청정·제습·무풍 기능으로 자동 전환해가며 신선하면서 시원한 공기를 유지한다.

삼성전자 상품기획팀의 이동욱 차장은 “에어컨 이용 패턴과 사용 방식은 집집마다 무척 다르다”며 “인공지능이 개개인의 습관을 파악하고 기억했다가 최적 온도, 습도, 공기상태를 서비스하는게 신제품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AI는 에어컨과 실외기도 알아서 관리해준다. 에어컨 실내기의 공기 흡입구를 커튼이 막았다거나, 필터가 오염돼 냉방이 약해지는 등의 문제를 실내기에 내장된 센서가 스스로 파악한 뒤 사용자의 스마트폰 앱으로 알려준다. 이 정보는 서비스 센터에도 전달된다. 이 차장은 “센터에서 원격으로 조치가 가능한 경우엔 소비자에게 알리고 곧장 수리해 놓기 때문에 일일이 서비스센터로 연락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스탠드형 무풍 에어컨만 출시했으나 올해는 스탠드형 12개 모델 외에 벽걸이형 4개 모델도 함께 출시했다.

앞서 LG전자도 이달 중순 인공지능을 탑재한 ‘휘센 듀얼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사전에 입력된 50만 장의 사람이 없는 실내공간 사진과, 새로 찍은 사진을 비교한 뒤 사람이 있는 곳을 파악하고 해당공간을 집중 냉방하는 기능을 갖췄다. 캐리어에어컨은 인공지능이 바람 세기를 18단계로 자동 조절하는 2017년형 신제품을, 대유위니아는 국내 최초로 바람의 온도를 4단계로 조절하는 기능 갖춘 신제품을 출시했다.

에어컨 제조사들이 1월부터 신제품을 잇따라 공개하는 이유는 판매 쏠림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에어컨은 계절적 수요가 높아 여름에 판매가 집중되는데 신제품을 연초에 공개하면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발표 뒤 1~2월에 연간 예약판매량의 20~25%에 해당하는 주문이 들어온다”며 “에어컨 출시 경쟁은 겨울이 가장 뜨겁다”고 설명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