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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린데만의 비정상의 눈] 두 번 있는 새해 첫날 또 한번 결심할 기회

중앙일보 2017.01.26 00:42 종합 24면 지면보기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합기도와 피아노 연주다. 이 때문에 야성과 감성의 취미를 동시에 즐긴다는 소리를 듣는다. 둘 다 잘하진 못하지만 고수를 목표로 수련하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이다.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진다. 고수가 되려면 평생 수련해도 모자란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어떤 분야든 고수가 되려면 먼저 기본자세부터 충실하게 배우고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의미에서 연습 전의 준비도 필수다. 피아노를 잘 치려면 매일 연주 연습에 앞서 손가락부터 풀고 유연성과 감각을 키우기 위한 기본 동작을 되도록 많이 반복해야 한다. 무도인 합기도도 마찬가지다. 기본 동작으로 몸을 적절하게 풀지 않고 바로 본동작에 들어가면 다치기 쉽다. 체력적·정신적으로 충분히 준비되지 않으면 고수가 되기는커녕 가진 실력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재능 탓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재능은 같은 양의 연습을 했을 때 좀 더 앞설 수 있는 ‘작은 선물’일 뿐이다. 피아노든 합기도든 연습이 따르지 않는 재능은 아무 소용이 없다. 재능이 있는데도 일찍 포기하는 사람을 지금까지 많이 봤다. 어떤 재능도 연습을 이길 수 없다. 연습의 핵심은 습관적으로 매일 하는 것이다. 피아노와 합기도는 물론 한국어 같은 외국어를 익힐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번에 몰아서 연습하는 것보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
어려서 독일에서 피아노를 배울 때 연습하기 싫은 날이 많았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강제로 연습시키는 대신 오늘 하기 싫다면 일단 15분 정도만 연습하고 쉬라고 했다. 대신 다음날 한 시간 반이나 두 시간 정도 연습하게 했다. 몸 상태가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을 수 있으니 이런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고수가 되려면 연습과 반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물론 합기도든 피아노든 어떤 분야에서 정말 완벽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계속 연습하는 이유는 이렇게 완벽함을 추구함으로써 인간이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연습은 기술 연마를 넘어 인간이 완성되는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다가오는 토요일이 설날이다. 또 하나의 새해다. 1월1일의 결심을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면 새롭게 재출발할 기회다. 이런 기회는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독특한 선물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을 반복하는 것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일 것이다.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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