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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주요 발언 정리해보니…해명으로 시작해 결집 메시지로 마무리

중앙일보 2017.01.26 00:06
박근헤 대통령이 25일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단독 인터뷰에 나섰다. 박 대통령이 특정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선 것은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사진 정규재TV 유튜브 캡처}

[사진 정규재TV 유튜브 캡처}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의혹,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 각종 의혹들에 "사실 무근"이라며 거짓이고 허황된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 최순실 씨의 K스포츠재단, 더블루케이 등과 관련된 각종 범죄 의혹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라며 '경제적 동일체' 의혹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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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개입 논란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에 대해 "오랜시간 알고지내며 소소하게 심부름도 해주고 충실히 도와준 사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랜시간 알고지낸 최씨의 딸에 대해선 "정씨가 '정유연(정유라 씨의 개명 전 이름)'일 때 본 것"이라며 "최순실 씨가 최서원으로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다"고 밝혔다. 또, 최씨의 인사개입에 대해선 "최선의 인물을 선택할 때 누구든 추천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씨가) 추천한다고 그 사람이 무조건 되는 것은 아니"라며 "충분히 검증을 거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최씨의 영향력이 있다고 해도 (다른 분야는 아니고) 문화쪽 얘기"라면서도 "추천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최씨와의 '경제적 동일체' 의혹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만들었는지 엮어도 너무 엮었다"고 지적했다. 또 고영태 씨에 대해선 "고영태라는 이름조차, 존재조차 알지 못 했다"고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박 대통령은 이날 "블랙리스트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이와 관련해 "뇌물죄도 아니고 조윤선 장관을 구속하는 것은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최근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유진룡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장관 재직 당시의 말과 퇴임 후의 말이 달라지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유 전 장관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사과' 보다 '유감'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사과한다"는 표현 대신 "마음이 아프다" 등의 표현을 주로 사용했다. 또, JTBC의 태블릿 PC 보도 이후 대국민 담화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서는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각종 의혹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발생하기 전 '문고리 3인방' 사건에 대해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이라면서도 사과 대신 "전혀 몰랐다"는 말로 관련 언급을 마무리했다. 또, 최씨의 K스포츠재단, 더블루케이 등과 관련한 범죄 의혹에 대해선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며 "몰랐던 제 불찰에 마음이 상했다"고 밝혔다.
[사진 정규재TV 유튜브 캡처}

[사진 정규재TV 유튜브 캡처}


허구와 음모
박 대통령의 발언 대부분은 이번 사태가 허구와 음모라는 내용이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의혹으로 굿·약물 논란이 인 것에 대해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탄핵시키려 이런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내야 했나를 보면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했나 싶다"고 밝혔다. 국회 탄핵소추안에 굿이나 약물은 언급되지 않았다.

또 각종 루머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오해와 허구가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지 알 수 있다"며 "그동안의 진행과정을 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 아닌가 싶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배후설을 내세운 가운데 "심증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엔 "우발적인 일은 아니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모인 촛불집회에 대해선 "과거 광우병 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근거가 약하다"며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보수단체의 태극기집회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 법치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추운 날씨에 고생도 무릅쓰고 나오는 모습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억울함과 안타까움
이날 박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자신의 직무가 정지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에 반대해온 세력,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탄핵 움직임에) 합류한 것 아닌가 싶다"며 "그동안 통진당 해산 등 국가 정체성 수호의 기반을 다지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 "국가신용등급이 역대 최고인데다 창조경제·문화융성 등으로 블룸버그가 평가한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심혈을 기울인 인들이 잘 뿌리내릴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또,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에 대해서도 "손발이 묶이지 않았다면 중국의 사드 반발에 힘을 썼을 일들이 있다"며 "직무정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과 국익
박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국익을 신장하고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수 있는지만 생각하고 살았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또 "허구속 오해에 속상하고 힘들지만 이런 와중에 지지를 보내주시는데에 힘이 난다"며 국민들에게 "힘을 모을 것"을 주문했다. "이번 사태를 격으며 국민들이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보다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사드 문제와 새누리당의 분열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과 더불어 보수세력의 결집을 촉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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