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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3개월 연정 협상 … 정당 핵심정책 합의 이뤄

중앙일보 2017.01.25 02:51 종합 3면 지면보기
독일에선 총선 후 연정이 일상적인 정치과정이다. 연방제 국가이자 다당제가 정착한 독일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한 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한 적은 1957년 아데나워 총리가 이끄는 기민련·기독교사회연합(CSU·기사련) 정권이 유일하다. 현재도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연합(CDU·기민련)과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 간의 대연정 체제다.

경기도 남경필·민주당 연정 실험
일부 인사권·예산편성권도 공유

총선 이후 독일의 연정 협상은 2~3개월 걸린다. 이 과정에서 연정 파트너들은 각 당의 핵심 정책을 놓고 합의점을 도출해 ‘연정 합의서’를 작성한 뒤 이를 공개한다. 정치 이념이나 정책적 지향점이 엇비슷한 정당 간 소연정의 경우에는 협상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대연정이 이뤄지면 사실상 야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대연정에 참여한 제2당이 연정 내 야당 역할을 한다. 대연정 체제가 삐걱거리는 경우는 연정 협상 당시 예상치 못했던 국가적 이슈가 불거졌을 때다. 2016년 시리아 대량난민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을 놓고 기민련과 사민당 간에 이견이 불거진 경우가 최근 사례다.

한국에서도 이미 연정 실험은 진행되고 있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014년 당선 후 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한 연정을 진행 중이다. 남 지사는 지난 2013년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을 만들어 당시 새누리당 동료의원들과 함께 독일 모델을 공부했고, 이때 체득한 연정과 공유적 시장경제를 경기 도정에도 도입했다.

남 지사는 1기 연정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기우 전 의원을 사회통합부지사로 임명했고, 부지사 산하의 보건복지·환경·여성국 등 주요 부서의 인사권을 넘겼다. 도의회에서는 여야 간 ‘연정합의문’을 작성해 예산편성권도 공유했다. 지난해 9월 2기 연정에 들어서면서 4명의 연정 위원장직을 신설해 민주당과 2명씩 나눠 맡았다. 2기 연정 합의문은 79개 항에 288개 세부사업과제로 구성됐다. 1기 연정(20개 항, 30개 사업)과 비교해 협력사업이 3배 이상 크게 늘었다. 남 지사는 이를 바탕으로 ‘준비된 연정 대통령’을 대선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차세현·박유미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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