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민무력부장傳(11)] 북한 최정예 부대 철수시킨 김격식

중앙일보 2017.01.25 00:00
1948년 인민무력부가 창설된 이래 최단명한 인민무력부장이 김격식(1938~2015)이다. 2012년 11월 김정각의 뒤를 이어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됐지만 2013년 5월 물러났다. 딱 6개월이다. 그러나 6개월 이후에 옮긴 자리가 총참모장이니 별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북한 군부 넘버3에서 넘버2가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총참모장직도 3개월만에 해임됐다. 김정은 시대에 벌어진 ‘군부의 수난’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김격식 총참모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013년 5월  동해안 `8월25일 수산사업소`를 방문한 김정은의 지시사항을 메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영길 총참모부 작전국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김격식, 최용해 총정치국장 [사진 노동신문]

김격식 총참모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013년 5월 동해안 `8월25일 수산사업소`를 방문한 김정은의 지시사항을 메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영길 총참모부 작전국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김격식, 최용해 총정치국장 [사진 노동신문]

김격식은 서해 4군단장 시절 김영철 군 정찰총국장(현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사건을 기획하고 지휘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해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 역시 김격식이 지휘했던 4군단이 주도하면서 군부 강경파의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그는 우리에게는 군부 강경파이지만 북한 군부에서는 ‘참군인’으로 존경 받았다. 김정은 시대의 군부는 정치군인들이 활개를 쳤다. 최용해·황병서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영철 군 정찰총국장 등 노동당이나 군부내 정치부서 출신들이 야전군 출신보다 득세를 하고 있다. 그래서 김격식을 따르는 후배 군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김격식은 또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군인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예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개성공업지구를 지정할 때 군부가 반대했다. 이유는 개성이 서울까지 직선거리로 불과 60km이며 북한이 유사시 가장 빨리 서울을 공격할 수 있는 요충지역이어서였다. 그래서 인민군 최정예 6사단과 64사단, 62포병연대 등이 포진해 있었다. 이 부대들의 장사정포 사거리는 50~60km로 서울을 사정권에 넣는다.
 
개성공단이 들어서려면 부대들을 개성 송악산 뒤로 물러나게 해야 했다. 군부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심지어 김정일의 명령인데도 쉽게 따르려고 하지 않았다. 이를 해결한 사람이 김격식이다. 당시 그는 2군단장으로 개성지역 군부대의 책임자였다. 김격식은 “장군님의 명령이다. 우리는 장군님의 명령에 복종하는 전사들이다. 철수한다”며 선배들과 후배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불만이 있던 군부도 김격식이 김정일의 명령에 따르자 순순히 부대를 송악산 뒤로 옮겼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4월 김격식 총참모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등 군부 인사들을 데리고 해군 제790부대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4월 김격식 총참모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등 군부 인사들을 데리고 해군 제790부대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김격식은 총참모장을 두 차례나 맡았다. 이미 언급한 대로 2013년에 3개월 동안 총참모장을 맡았던 기간 한 것 외에도 2007~2009년사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제대로 된 총참모장은 그 때 한 셈이다. 당시는 남북한 간에 군사적 긴장이 없었다.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2007년 10월 평양에서 열려 군사적 긴장완화 등이 논의되던 때였다. 남북국방장관회담도 그해 11월 평양에서 열렸다.

관련 기사

총참모장을 두 차례나 맡은 사람은 김격식 외에 최광 전 인민무력부장이 있었다. 김격식이 인민무력부장이나 총참모장을 그만 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2013년 8월 총참모장에서 물러난 뒤 2014년 4월까지 국방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그 이후 별다른 공식활동이 없다가 노동신문 2015년 5월 11일자 4면에 그의 부고가 실렸다. 노동신문은 “암성중독(암으로 인한 건강악화)에 의한 급성호흡부전(곤란)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