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청연 인천교육감 징역 12년 구형

중앙일보 2017.01.24 17:07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청연 인천교육감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장세영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교육감에 대해 징역 12년에 벌금 6억원, 4억2000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교육감의 측근 이모(62)씨와 교육청 전 행정국장 박모(59·3급)씨 등 공범 3명에게 각각 징역 5년에 벌금 3억원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장에는 이례적으로 김형근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가 직접 나섰다.

검찰은 "이 사건으로 이득을 취한 것은 이 교육감 하나 뿐"이라며 "이 교육감은 뇌물 등 수뢰액이 4억2000만원에 달하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공범에 대한 일말의 죄의식도 보이지 않고 있어 사안이 중하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 등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선 "이 교육감을 위해 범행에 가담했고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금테 안경을 쓰고 짙은 남색 양복입고 법정에 선 이 교육감은 최후 진술에서 "이번 건으로 억울함과 외로움 등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주변을 잘못 챙긴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이날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일부 진술을 변경했다. 앞서 그는 검찰 조사에서 뇌물수수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날 법정에선 "측근 이씨가 행정국장인 박씨를 통해 ‘선거빚을 갚을 자금을 구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셋이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의 측근인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교육감이 된 친구가 자랑스러워 도와주려 개입했다가 죄를 지었다. 지은 죄에 대해서 책임질 것"이라면서도 "이 교육감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 상의를 했으면서도 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교육감은 2015년 6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인천의 한 학교법인 소속 고등학교 2곳의 신축 이전공사 시공권을 넘기는 대가로 건설업자(57)에게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2014년 2∼4월 교육감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선거홍보물 제작업자와 유세차량 업자로부터 계약 대가로 각각 4000만원과 8000만원 등 총 1억2000만원을 받고 회계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이 교육감이 측근을 이용해 검찰 수사관을 만나 수사상황 등을 전해 들은 사실도 드러났다. 현재 해당 수사관은 업무에서 배제됐고,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앞서 검찰은 수사 단계에서 이 교육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2차례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고, 결국 불구속 기소했다. 이 교육감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9일 열린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