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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비 아끼려 환자들에게 환자복 세탁과 동료 환자 간호맡긴 요양병원

중앙일보 2017.01.24 16:51
병원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환자들에게 빨래와 동료 환자 간호, 식당 배식 등의 일을 맡긴 요양병원 원장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24일 정신보건법상 환자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강화군의 한 요양병원의 요양보호사 A씨(49)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정신보건법 위반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이 요양병원 병원장 B씨(45)와 사무장 C씨(55)를 불구속 입건하고 환자를 폭행한 또 다른 요양보호사(33)도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5월쯤 요양병원에 입원한 여성환자의 몸을 더듬는 등 5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D씨와 함께 환자 2명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병원장 B씨와 사무장 C씨는 2015년 9월 요양병원 설립 허가에 필요한 세탁물 및 폐기물 처리 계약서를 위조해 강화보건소에 제출해 같은 해 11월 개원 허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환자에게 의료나 재활 목적이 아닌 노동은 강요하면 안 된다. 하지만 이들은 병원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1년에 걸쳐 환자들에게 직접 환자복을 세탁하게 했다. 식당 배식 업무 등도 맡겼다. 몸이 불편한 동료 환자의 기저귀를 갈아주도록 하는 일을 시키기도 했다.

또 격리 강박일지나 진료기록부에 결박 이유 등을 기재하지 않았고, 정신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수갑을 채워 결박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요양병원을 퇴원한 환자로부터 "요양보호사가 때렸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3개월 동안 강화보건소와 공조해 입원 환자 26명을 전수조사 한 결과 폭행과 성추행 등 피해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곳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보건소와 함께 다른 요양병원 등도 일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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