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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폭압의 트럼프 거부”…전세계 여성 300만 시위

중앙일보 2017.01.23 01:59 종합 6면 지면보기
미국 트럼프 시대 개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이튿날인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안팎에서 두 개의 전쟁이 시작됐다. 백악관 안에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언론과 일전을 벌였고, 밖에선 미 전역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반(反)트럼프 시위가 펼쳐졌다.

“여성 인권 중요, 트럼프 사라져라”
미국 넘어 유럽·아시아로 확대
트럼프 “취임식에 150만명 참석”
WP는 “아무리 많아야 80만명”

스파이서 대변인은 22일 첫 공식 브리핑에 앞서 21일 갑자기 언론 브리핑을 했다. 그는 먼저 백악관 집무실에 있던 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의 흉상이 트럼프 취임과 동시에 치워졌다는 타임 기사를 거론하며 “거짓 기사를 썼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취임식 참석 인파와 관련, “언론들이 의도적으로 축소 보도하고 있다. 취임식 역사상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다”고 주장했다.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도 이날 중앙정보국(CIA) 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설하면서 보니 광장엔 100만, 아니 150만 명이 몰려 있었다. 방송이 아무도 서 있지 않은 곳만 의도적으로 비추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은 취임식 당일 대중교통 이용건수 등 구체적 수치를 들며 트럼프와 스파이서의 주장을 맞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무리 많이 봐야 80만 명 정도다. 이는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180만 명의 절반 이하”라고 전했다.
21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반트럼프 시위에 깜짝 등장해 연설하고 있는 팝가수 마돈나. [AP=뉴시스]

21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반트럼프 시위에 깜짝 등장해 연설하고 있는 팝가수 마돈나. [AP=뉴시스]

이날 워싱턴DC 등 미 전역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300만 명가량이 참가한 반트럼프 시위가 있었다. 워싱턴 내셔널 몰 시위에는 50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많은 참가자가 행사 상징인 핑크 니트 모자를 썼다. 행사를 주최한 ‘우먼스 마치’(여성 행진) 공동 집행위원장인 타미카 말코이는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대선 구호에 빗대 “이 자리에 온 여러분이 없이는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 수 없다”고 외쳤다. 미국 팝가수 마돈나는 연설 무대에 올라 “여성으로서 폭압의 새 시대를 거부하고 저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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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트럼프는 사라지라’ ‘여성 인권도 중요하다’ ‘트럼프 반대, KKK(백인우월주의 단체) 반대 ’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우리의 가치를 위해 일어서고, 말하고, 행진하는 것은 어느 때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함께하면 더 강하다’는 글을 올렸다. CNN방송은 “워싱턴·뉴욕·시카고·로스앤젤레스 등 미 전역에서 100만 명이 참가해 당초 목표인원인 20만 명을 훌쩍 넘었다”며 “런던·파리·베를린 등에서도 펼쳐졌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광화문과 강남역 일대에서 수백 명이 참가하는 반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여성 비하 행태에 대한 항의로 시작됐지만 반여성·이민·인권 등 전반적인 이슈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011년 몰아쳤던 ‘월가를 점령하라’ 같은 정치 운동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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