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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이미 최고급 전자제품, 이젠 주인공으로

온라인 중앙일보 2017.01.21 00:01
BMW와 인텔이 공동 개발 중인 미래형 자동차 ‘아이(i) 스마트카’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모델이다.

BMW와 인텔이 공동 개발 중인 미래형 자동차 ‘아이(i) 스마트카’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모델이다.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가 개막한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의 부스는 마치 자동차 회사의 전시장 같았다. 전시장 입구부터 앞뒤 좌석이 마주보는 파격적인 인테리어의 콘셉트카가 눈에 띄었다.

CES가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로 변한 5가지 이유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기술 선보여
자율주행차 등장은 2020년 가능할 전망

안내 직원은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차창 디스플레이를 설명했다. “날씨를 알려달라고 말하면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차창에 날씨 정보를 띄우게 됩니다.” 또 다른 한 켠에선 직원이 네비게이션 장치를 띄워놓고 AI 시스템 구글 어시스턴트가 어떻게 음성 인식을 통해 약속 장소를 찾고 길을 안내하게 될지를 시연해보이고 있었다.

센트럴홀은 원래 삼성전자·LG전자 등 전통적 전자업체들의 주력 전시관이다. 하지만 센트럴홀 곳곳에서 자동차를 만나기는 어렵지 않았다. BMW와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인텔이나 기어S3로 BMW 7시리즈를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한 삼성전자 등이 대표적이다. LVCC 노스홀은 아예 모터쇼를 방불케했다. 이 행사에서 최초로 도로 통제 없는 자율주행차 시승 행사를 벌인 현대차는 물론이고, 일본의 도요타·혼다, 독일의 폴크스바겐·벤츠 등이 일제히 화려한 디자인의 자율주행 컨셉트카를 내세워 관람객을 유혹했다.
 
자동차, CES 주인공으로 부상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CES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3년 연속 CES를 방문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CES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3년 연속 CES를 방문했다.

특히 관람객의 시선을 많이 붙잡은 곳은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패러데이퓨처의 전시장이었다. 설명하는 직원도, 부대시설도 없었다. 커다란 백색 조명 아래 신제품 FF19 이 덜렁 전시돼 있었다.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비나 가속 성능 면에서 테슬라를 앞선다”고 강조한 바로 그 제품이다. 웅장한 음악이 흐르는 전시장에선 ‘이거 하나면 되지 뭐가 더 필요하느냐’는 회사 측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듯 했다.

CES는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과 IT 업계 최대 박람회다. 최신 제품과 신기술들을 선보여온 자리다. 올해 CES는 이전과 특별히 다른 점이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자동차 전시가 늘었다. 자동차가 가전쇼의 주인공이 된 5가지 이유를 알아봤다.

먼저 자동차와 전자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해졌다. 기술혁신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며 자동차에 대한 개념부터 다시 정리해야 하는 수준이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자율주행·커넥티드 기술이 접목된 고급 가전제품으로 변신 중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은 “CES가 진행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골드 롯 주차장에 엔비디아의 차량용 컴퓨터를 탑재해 자율주행을 선보이는 아우디 차량을 마련했다”며 “앞으로가 아닌 지금 바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CES는 더 이상 가전업체만의 잔치가 아니다”며 “CES에서 미래자동차의 핵심이 될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기술력을 적극 알리는 것은 필수적인 흐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CES를 바라보는 업계의 인식이 확연하게 달라진 셈이다.

두 번째론 실용 가능한 기술의 발전이 꼽힌다. 자율주행차·스마트카·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용 실용기술의 상용화는 빠르게 진행 중이다. 다양한 전장(전자장비) 업체들이 CES에 대규모 부스를 마련한 배경이다. 자율주행 차량은 고성능 센서망, 강력한 탐지 및 센서 융합 시스템과 클라우드 연결, 선도 업체와의 효율적인 시스템 제휴가 필요하다. NXP 반도체 오토모티브 사업부CTO 겸 수석 부사장인 라스 레거는 “이번 CES에서 이러한 기술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IAV의 능동적 안전 및 운전자 보조 기술 부문 수석 부사장인 카스텐 슐제는 “IAV는 유럽·미국 내에서 이러한 미래 기술의 시연을 위해 시험 차량을 몇 대 제작한 바 있다”며 “이들 차량은 이미 상당한 주행 거리를 축정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 중 운전자에 의한 개입이 필요했던 상황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마케팅의 변화다. 더 이상 대형 TV나 인터넷 냉장고로는 시선을 끌기 어렵다. CES는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보였다. 웨어러블 전자제품이나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화두를 던지며 여론을 이끌었다. 이번 CES의 주제는 자율주행차와 미래 이동 수단이다. 전자업체들도 자동차를 활용한 마케팅을 선호했다. 자동차에 추가한 새로운 기능을 홍보하며 혁신적인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다. 삼성이 전시관 한가운데에 BMW7를 놓고 기어S3로 조작하는 모습을 선보인 이유다.

네 번째는 모터쇼보다 앞서는 신차 발표 효과다. 화제를 불러 모을 수 있는 장소를 자동차 마케팅팀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미래차의 데뷔 무대로 모터쇼가 아닌 CES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CES 2017 개막 하루 전날인 4일 자율주행차를 발표했다.

도요타는 이번 CES에서 첨단 전기자동차 개발 현황을 공개하고, 혼다는 자율주행 전기차인 ‘뉴브이(NeuV)’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콘셉트 ‘콘셉트 EQ’를 출품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아예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건너뛰고 CES에만 참가한다. FCA는 CES에서 전기차 ‘퍼시피카 EV’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위해 CES에선 예고편만 보여주거나 아예 숨겨왔던 자동차 업체들이 주요 발표를 CES에서 먼저 할 정도로 위상이 바뀐 것이다.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은 디트로이트에서 미래 이동 수단을 주제로 기조 연설을 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일주일 전 CES에서 한 연설과 동일했다.
 
모터쇼보다 신차 발표 효과 커
마지막 이유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장 규모와 가능성에 있다. 자율주행차는 2020년 본격적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대다수 업체들의 상용화 목표 시점이 2020년에 모여 있고, 미국·독일·영국의 법률 가이드라인도 2020년 제도화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시장은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전망이다. 자동차 자체로도 거대한 시장인데, 여기에 전기·전자까지 더해졌다.

시장 조사 업체인 IHS 오토모티브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2025년 23만 대에서 연평균 48% 증가해 2035년 1180만 대에 달하고, 2050년에는 대다수 신차가 자율주행차로 대체돼 8000만 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35년 신차 판매 기준, 부분 자율주행차가 1800만 대, 완전 자율주행차가 12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사용될 기술 시장도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15년 120억 달러 수준에서 2020년 410억 달러로 연평균 28%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 전망을 볼 때, 자동차는 당분간 CES의 주인공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라스베이거스 =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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