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외치는 트럼프
국익을 잣대로 힘의 외교 구사 전망
손익 교환하는 실리 외교로 대처해야
이처럼 예고된 미·중 갈등은 우리에게 큰 위협이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며 한·미 동맹과 한·중 동반자 관계의 조화를 꾀해 온 우리로선 미·중 모두로부터 양자택일의 압력을 강요받을 공산이 한층 더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북핵 해법과 관련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중국의 대북제재 협조란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한꺼번에 잡느냐가 숙제다. 또 미·중 환율전쟁과 통상 마찰의 유탄을 어떻게 피해 갈 것인가도 걱정거리다.
한·미 관계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거론할 수 있다. 한 가지 위안인 것은 그가 북핵 억제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이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닫은 건 아니라는 점이다. 이처럼 트럼프 정권의 출범은 국제질서와 한·미 관계 모두에 리셋(reset)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로선 어디서부터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인가. 트럼프의 국가 운영 기준이 실리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선 ‘하나의 중국’ 원칙마저 흔들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념이나 원칙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득실을 따져 움직이겠다는 포석이다. 실리엔 실리로 맞서야 한다. 무엇이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지, 또 미국에도 도움이 되는지를 사안별로 냉철히 따지고 계산해 손익을 교환하는 실리 외교로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