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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수거 중단 왜

중앙일보 2017.01.20 01:13 종합 21면 지면보기
울산 중구 E아파트에 사는 주부 장재화(35)씨는 며칠 전 분리수거를 하다 고개를 갸우뚱했다. 수거장 입구에 붙어있는 ‘비닐류·스티로폼은 업체가 수거하지 않으니 각 가정에서 종량제 봉투에 버리라’는 안내문 때문이었다. 분리수거장엔 비닐 수거함도 사라졌다.

스티로폼·비닐 재처리비용 인상에
수집운반조합 16일부터 수거 중단
시는 “아파트-업체 간 계약” 팔짱

장씨는 “갑자기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겠다고 해 이해하기 어려웠다. 부피가 큰 스티로폼을 종량제 봉투에 버리려니 너무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울산의 또 다른 아파트에는 ‘16일부터 깨끗한 흰색 스티로폼을 제외한 라면 용기 같은 스티로폼과 비닐·완구류는 수거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울산 전역이 마찬가지여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재활용품 수거업체 10곳으로 구성된 울산 재활용품 수집운반업협동조합이 지난 16일부터 폐비닐·스티로폼 등의 수거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배경에는 경기불황이 깔려있다. 지금까지 이들 재활용품은 수거업체들에 의해 고형화 연료업체에 넘겨졌다. 연료업체는 이를 녹여 석탄 대용 연료로 만든다.

하지만 최근 대용 연료를 찾는 곳이 줄면서 울산의 고형화연료 업체 3~4곳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수거업체에서 따로 비닐 처리비용을 받아 처리하기 시작했다.

신용호 협동조합 이사장은 “비닐류는 소각업체에 맡겨 처리를 하는데, 올 들어 비닐 소각비용이 50% 인상된데 이어 상반기에만 추가로 100% 인상될 예정이어서 수거업체가 도저히 비닐을 수거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스티로폼 역시 처리 비용 부담 때문에 수거가 중단됐다. 경기가 좋을 때는 수거업체들이 착색·코팅된 스티로폼, 이물질이 묻은 스티로폼 등 재활용이 어려운 스티로폼도 수거해 소각업체에 맡겼었다. 그러나 비용 부담을 이유로 현재는 깨끗한 스티로폼만 수거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재활용품 수거비용을 인상해주겠다는 아파트도 있지만 계속 수거를 거부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곳도 있다”면서 앞으로도 수거 거부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합은 지난해 11월 울산시와 비닐 등의 수거문제를 협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환경부 지침상 비닐류·스티로폼은 재활용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면서도 “아파트와 수거업체 간 계약이라 시가 직접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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