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인천 강남시장 청년빌리지에서 영업을 시작한 20~30대 젊은 상인들이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인천=김춘식 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1/20/htm_201701201353042052.jpg)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인천 강남시장 청년빌리지에서 영업을 시작한 20~30대 젊은 상인들이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인천=김춘식 기자]
경기침체로 문 닫은 상가 리모델링
10명 뽑아 청년빌리지 창업 지원
기발한 먹거리·공방 등 인기몰이
금·토 야시장은 일요일까지 확대
활기 살아나 시장 매출 30% 늘어
찾는 사람이 적어 문을 닫는 상가들이 즐비한 요즘. 인천 강남시장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시장 분위기에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청년빌리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청년빌리지는 비어 있는 33㎡ 규모의 점포 5곳을 2개의 공간으로 나눠 청년 창업자에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창업자들의 월세 부담을 줄이고 매장관리의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10명의 사업자를 모집했는데 20명이 지원했다. 경쟁을 뚫고 선정된 점포 중 6곳은 초밥·컵밥·돈가스·스테이크·와플 등 먹거리 점포가 차지했다. 인근 주택가 등을 상대로 반찬거리를 팔던 시장이다 보니 “주전부리가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시장을 찾는 주부들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예체험방, 여성들을 상대로 하는 큰 사이즈 속옷 전문점, 아동복 매장, 속눈썹 연장 매장도 들어섰다.

왼쪽부터 강남와플허니, 빠밥&치즈스틱, 스테이크덮밥.
청년 상인들은 전통시장의 특성에 맞춘 영업 전략도 세웠다. 음식점들은 매장이 작은 만큼 포장(테이크아웃)을 권한다. 손님을 상대하느라 점포를 비울 수 없는 상인들과 인근에 사는 주민에겐 배달도 해준다. 가격도 동일 업종 점포들보다 20~30% 정도 싸게 책정했다. 대신 양은 더 많이 줬다. 컵밥을 파는 매장인 빠밥&치즈스틱의 경우 컵밥 양이 다른 집의 배나 된다. 문을 연지 이제 겨우 한 달 정도 지났는데 각 점포마다 20~40대 젊은 단골손님이 생기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점포를 찾았던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을 내준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종업원 없이 혼자 청년초밥을 운영하는 나영조(35)사장은 “좌석이 6개인데 하루 평균 30~60명이 찾아온다. 원래 오후 10시에 마치지만 주말에는 재료가 떨어져 오후 8시에 문을 닫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일본 라면을 파는 ‘호로록짭짭’, 와플전문점 ‘강남와플허니, 돈가스 전문점 ‘#치즈#돈까스’, 스테이크를 파는 ‘스테이크룸’ 등 4개 매장은 밀려드는 손님들로 좌석 수를 늘리기 위해 긴급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청년빌리지가 문을 열면서 매주 금·토요일 오후 5~10시엔 야시장도 함께 개설했다. 현재 15개 노점이 운영되고 있다. 수도권에 흔치않은 야시장이라 주말이면 골목이 사람들로 가득 찰 정도다. 강남시장은 밀려드는 손님들의 요청으로 이달부터 야시장을 일요일까지 확대했다.
한대호 강남시장 상인회장은 “청년빌리지와 야시장을 운영하면서 시장 전체 매출이 한 달 만에 30% 정도 올랐다”며 “청년빌리지와 야시장에 입주하고 싶다는 요청이 이어져 규모를 키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