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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최순실 '비선실세' 인정?…재판부, 정 전 비서관에게 "고맙다"

중앙일보 2017.01.19 20:55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최순실씨가 ‘비선실세’임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19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비서관은 “(최씨는 2012년) 대선 때도 쭈욱 (박 대통령의 업무와 관련해 도움을 주는 일을) 해왔고 저의 입장에서는 없는 사람이다. 대외적으로 없는 사람. 이사람이 존재하지 않고 뒤에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도와주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게 이분이 밖으로 등장하면서 일이 이렇게 꼬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회 소추위원단 측은 웃으며 “그 말이 비선실세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법정 방청석에서도 실소가 터져 나왔다.

정 전 비서관의 이같은 발언은 “증인이 2014년 3월 1일 총리실장과 국정원장, 감사원장 등의 인선안 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했느냐. 증인이 직접 작성했느냐”는 소추위원단 측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질문에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다음날인가 다다음날 이렇게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쭉 불러주셨다. 그래서 그걸 정리해서 최씨에게 보내줬다”고 답했다. 이어 “인선안은 그대로 발표됐다”며 “최씨가 그 사안을 남들보다 하루이틀 먼저 안 것이지 내용이 바뀐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에 도움을 주는 최씨에게 참고용으로 줬을 뿐 인사나 국정에 개입하게 하려한 의도는 아니었다는 주장이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결벽이 있어 저나 안봉근ㆍ이재만 비서관 모두 자기 절제를 하며 살아왔다. 당연히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최순실씨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주장했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는 이날 변론 말미에 정 전 비서관에게 “비선은 맞는 것 같고 실세임을 인정합니까”라는 질문을 했다. 정 전 비서관은 “비선실세일 수가 없죠. 언론 보도만 보면 그렇게 활동한 것으로 보이는데 뒤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박한철 헌재 소장은 대통령 측을 향해 “실익도 없는 질문을 하고 그러냐"며 "증인은 현재 6시간 30분째 증언 중이다”고 지적했다.

이진성 재판관은 정 전 비서관에게 "다른 행정관들과 달리 성실하게 답변해준 것이 탄핵심판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윤호진·서준석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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