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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안종범, 국감ㆍ검찰 수사 허위진술 지시…‘좋은 아이디어’라며 칭찬”

중앙일보 2017.01.19 15:16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이승철(58·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에게 ‘미르ㆍ케이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등 거짓 증언을 해 줄 것을 강요한 정황이 재판에서 드러났다.

이 부회장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안 전 수석으로부터 재단 설립 등은 전경련이 임의로 한 것이고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허위 진술을 부탁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에서 안 전 수석이 허위 증언을 부탁하는 취지의 전화를 한 내용을 적은 메모를 공개했다. 메모에는 ‘수사팀 확대, 야당 특검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되고, 새누리 특검도 사실상 우리가 먼저 컨트롤하기 위한 거라 문제없다. 모금 문제만 해결되면 전혀 문제없으니 고생하시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적혀 있었다. 이 메모는 이 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전날 전경련 측 직원이 안 전 수석의 비서관으로부터 온 전화를 받아 들은 내용을 적은 것이다. 이 부회장은 “검찰에 가기 며칠 전부터는 안 전 수석의 전화를 아예 안 받았다”며 “그랬더니 보좌관을 시켜서 저희 직원에게 이런 취지로 내용을 전달토록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안 전 수석이 ‘다 잘 될 테니 입 닫고 있어라’, ‘언론에서 이상한 얘기가 나와도 걱정하지 말라’, ‘우리가 뒷수습해주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많이 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전경련 전무에게도 말해준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 전 수석은 국정감사 전에도 전화해서 ‘대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모금한 것이라고 말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며 “국정감사에서 ‘검찰 수사 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얘기하겠다고 하니, 안 전 수석은 ‘좋은 아이디어’라 칭찬 받았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경제인들 입장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의 말을 따라야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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