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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집회 방해"…박사모, '집회 알바 금지법' 조직적 반대

중앙일보 2017.01.19 02:56
일당을 주고 집회ㆍ시위에 동원하는 '집회 알바'를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조직적으로 법 제정 반대에 나섰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제출했다.

집회ㆍ시위에 참가하는 사람에게 일당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반하면 주최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지난해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집회 등 각종 집회ㆍ시위에 참가한 노인들에게 일당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 같은 여론 왜곡 행위를 금지하는 게 이번 개정안의 취지다.

법안이 발의되자 박사모는 회원들에게 국회 입법예고시스템에 반대 의견을 올리라고 공지했다.
집회 참가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알바 동원`을 금지한 집시법 개정안에 박사모가 조직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한 사람이 여러 건의 반대 의견을 올린 경우도 많다. [국회 입법예고시스템 화면]

집회 참가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알바 동원`을 금지한 집시법 개정안에 박사모가 조직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한 사람이 여러 건의 반대 의견을 올린 경우도 많다. [국회 입법예고시스템 화면]


박사모는 카페 공지를 통해 "태극기 집회를 모함해서 뇌물수수 받은 것처럼 꾸며서 태극기 집호를 못하게 하려는 법안"이라며 반대 서명을 독려했다.

박사모 측은 "법안 전문에는 '정당활동을 하는 자의 정당의 경비로 음식물, 교통편의 등의 제공을 할 수 있다'고 예외조항을 넣어 자신들은 법에 걸리지 않도록 장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회원들은 "자신들의 정당 활동비를 촛불에 지원하려는 악법"이라고 맞장구쳤다.

박사모 등 자칭 보수단체들은 민주당 등에서 촛불시위 참가자들에게 일당을 지급했다고 의혹을 제기해왔다.

18일에 마감된 입법예고에는 10만2031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거의 다 반대한다는 의견이었다.

한 사람이 여러 번 의견을 올린 경우도 많았다.

반대 건수 늘리기에 집중하는 이유는 반대 의견이 일정 수를 넘으면 법안이 폐기된다는 말이 박사모 회원들 사이에 사실처럼 퍼져 있어서다.

그 기준을 4만 명이라고 하는 이도 있고, 5만, 10만이란 말도 있다.

모두 법률적 근거가 없는 루머일 뿐이다.

입법예고된 법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는 건 자유지만 그 자체가 법안 폐기 여부를 결정하는 구속력은 없다.

박사모의 일부 회원들은 '19대 국회때 좌파 사람들이 썼던 기준'인데 보수진영이 이를 활용하는 것이라 주장하고도 있다.

박사모에는 이 외에도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 금지법, 공직후보자 금융거래 정보 공개 규정 등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위주로 반대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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