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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 반대”…트럼프 통상라인 ‘무역 매파’로 채웠다

중앙일보 2017.01.19 02:29 종합 4면 지면보기
트럼프 취임 D-1 거세지는 통상 압력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17일(현지시간) 미국에 매장 59곳을 새로 짓고 전자상거래서비스 부문에도 인력을 확충해 일자리 1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같은 날 트위터에 “여러분은 대박(big stuff)을 보고 있다”며 자신의 치적을 자랑했다.

미국 새 정부 보호무역론자들
상무장관 후보는 ‘기업사냥꾼’ 출신
재무장관은 “NAFTA 탈퇴” 주장
무역위원장은 “중국산에 45% 관세”
기업들 줄줄이 백기에 트럼프 “대박”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의 강공 드라이브는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가 트위터 글로 미국 투자를 압박하자 포드·GM·도요타·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20일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더욱 거센 통상 압박이 예고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라인은 강경 협상가로 채워졌다. 외교·안보 분야 장관 후보자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는 것과 대조적으로 통상라인 후보자들은 한목소리로 ‘미국 우선’과 ‘보호무역주의’를 외치고 있다.
먼저 트럼프 자신이 “승리를 위해서라면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거의 모든 일을 거침없이 한다”고 말하는 타고난 협상가다. 그가 최고협상가 의 자리에서 ‘미국인 일자리’란 최우선과제를 위해 타협보다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승리를 부르짖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중국의 막대한 무역 흑자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을 비판하며 보호무역의 기치를 들고 있다. 그는 “미국에 일자리와 산업을 돌려줄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협정을 마련하겠다”고 말해 왔다.
그의 보호무역 기조를 실행할 상무장관 후보자는 윌버로스컴퍼니 회장인 윌버 로스(80)다. 그는 “국내 제조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자유무역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미국이 맺은 무역협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스는 한국 외환위기 때 자금난에 빠진 한라그룹 계열사에 투자해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부실 기업을 헐값에 인수해 구조조정 후 되파는 ‘기업 사냥꾼’으로 악명 높은 그는 무역협상에서도 미 국익을 최대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븐 므누신(55) 재무장관 후보자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17년간 일한 월가 베테랑이다. 그는 NAFTA 탈퇴와 중국에 고율 보복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트럼프 경제정책을 세우는 데 깊이 관여했다. 블룸버그는 “그가 중국의 투자를 거절하는 등 보호주의 장벽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무역협상을 주도할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된 로버트 라이시저(70) 전 USTR 부대표는 중국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 트럼프는 그를 지명하며 “미국인의 번영을 빼앗아 간 실패한 무역정책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시저는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상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보호무역주의자였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BBC는 “트럼프가 중국을 잡을 매를 기용했다”고 평했다.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내정자인 피터 나바로(68)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반중국파’로 유명하다. 그의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 『슈퍼파워 중국』 등에 그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나바로의 내정을 두고 “미국이 무역 불균형에서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것은 어두운 방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과 같다”며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무역 문제는 홀로 해결하는 것보다 함께 행동하는 것이 더 장점이 많다”며 날을 세웠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로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세계 경제에 상당히 파괴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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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간 트럼프 특사 “무역전쟁 NO”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17일 “미국 차기 정부는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로 흐를 것이란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스카라무치는 특히 중국을 겨냥해 “미국은 중국과 중국의 지도자를 존중하고 앞으로 괄목할 만한 관계를 맺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임주리·김준영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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