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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선 헬스, 경성대선 영화수업 ‘두 지붕 한 대학’

중앙일보 2017.01.19 01:47 종합 14면 지면보기
부산 경성대에 다니는 권슬비(23·외식서비스경영학과 3년)씨는 이달 초부터 집(사상구 주례동) 근처의 동서대 스포츠센터(헬스장)에 다닌다. 비용은 동서대생과 같은 월 4만원만 낸다. 권씨는 “집에서 본교(경성대)까지 가려면 한 시간이 걸리는데 두 대학 간 협력 덕분에 싸고 편리하게 헬스장에 다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학생 수 줄어드는 대학가 새 생존 방안
지난해 말 경성대와 동서대의 창업지원단은 경남 통영에서 1박2일간 공동으로 ‘벤처창업아카데미’ 설립을 위한 워크숍을 열었다. 양측에서 절반가량씩 모두 86명의 학생이 워크숍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아카데미의 필요성 등을 놓고 토론하며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사립대끼리 시설·교수 공동 활용
두 학교 학생 함께 창업워크숍도
중복 투자 막고 교육의 질 좋아져


지난해 9월 ‘협력 시스템 구축’에 합의한 경성대와 동서대가 올 들어 활발한 교류에 나서고 있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정부의 정원 감축 등 대학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는 최근 전북대·전주교대, 원주대·강원대처럼 지역별 국립대학들의 연합대학 설립이 논의되는 가운데 나온 사립 대학들의 연합, 즉 ‘대학 공유’ 실험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경성대와 동서대는 지난해 12월부터 도서관과 스포츠센터·공연장·전시실 등 시설물 공동 사용에 들어갔다. 상대 대학의 재학생 신분이 확인되면 다른 대학의 도서관과 스포츠센터(수영·헬스·스쿼시 등)를 같은 조건에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두 대학은 부산지하철 2호선 선상에서 6㎞가량 떨어져 있다. 하지만 건학 이념이 ‘기독교 정신’으로 같은 데다 학교 규모 등 여건이 비슷해 협력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강의·교수 공유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 협력 분야다. 오는 3월 새 학기가 되면 두 대학의 정규 과목인 영화의 협동수업이 시작된다. 3학점인 경성대의 한국영화사, 동서대의 영화사2 과목에서 학생은 이동 없이 교수가 상대 대학에 출장 가서 수업을 진행한다. 교양과목인 경성대 황병익 교수의 ‘한국인의 놀이문화’, 동서대 이동운 교수의 ‘창의적 건축과 아이디어 디자인’은 각각 상대 대학에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장기적으로 교양대학(리버럴아트칼리지)의 공동 설립·운영도 추진한다. 서로 많은 교양과목을 개설해 양측 재학생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게 하는 단과대학이다. 각기 다른 전공 교과목을 개설해 학생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지난해 송수건 경성대 총장과 만나 대학 위기에 공감한 뒤 생존 방안으로 모든 분야에서 ‘대학 공유’를 추진하기로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김태곤(46) 경성대 전략기획팀장은 “지난해 합의한 8개 항인 고가의 장비 공동 구입, 공동연구센터 설립, 공동의 국외봉사와 유학, 대학원 공동 수업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교양대학 공동 설립도 추진
학생들의 기대도 큰 편이다. 동서대 3학년 오대석(25·경영학과)씨는 “두 대학이 광범위하게 협력해 학생·학교의 비용을 줄이고 교육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면 학생의 선택권도 넓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두 대학의 협력은 저비용 고효율로 교육의 질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궁극적 목적이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2023년이면 2015년 기준 53만 명에 달하던 대학 진학자 수는 24만 명으로 급감한다. 이른바 ‘학령인구 절벽’이다. 대학의 구조조정과 재정지출 감소가 시급한 과제가 된 상황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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