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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10조 노리는 게임 업계 ‘잡스’

중앙일보 2017.01.19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실적과 해외 시장 진출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넷마블]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실적과 해외 시장 진출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넷마블]

“판이 불리하다면 그 판을 바꾸면 된다. 철저한 현지화로 역할수행게임(RPG)의 세계화를 이루겠다.”

코스피 상장 앞둔 넷마블 방준혁 의장
“철저한 현지화로 한국게임 세계화
개발 단계부터 해외 빅 마켓 겨냥”
고교 중퇴 후 사업…자산 1조 넘어
경영 손 뗐다 회사 어려워지자 복귀

방준혁(48)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RPG의 세계화’를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제 3회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 행사에서다. 매년 이맘 때쯤 열리는 NTP는 방준혁 의장 등 넷마블의 주요 경영진이 한 해의 경영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다. 지난 NTP에서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혔던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올 상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은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업체이자 넥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는 국내 2위 업체다. 지난해 11월 미국 포브스 아시아판은 넷마블의 창업자인 방 의장을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비교하며 그의 일대기를 집중 조명했다. 방 의장이 건강 악화로 자신이 만든 회사를 떠났다가 위기의 회사를 살리기 위해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회사의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는 방 의장은 개인자산 평가액 10억 달러(약 1조1100억원)를 돌파하며 정보기술(IT) 업계 억만장자에 올랐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사업에 뛰어든 남다른 기질의 소유자’. 포브스가 평가한 방 의장의 모습이다.
요즘 방 의장의 시선은 해외 시장을 향하고 있다. 2015년 12월 미국의 모바일 게임업체 잼시티(구 SGN게임즈)에 1억3000만 달러(약 1516억원)를 투자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의 또다른 모바일 게임업체 카밤의 캐나다 밴쿠버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넷마블은 카밤의 정확한 인수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와 외신은 7억~8억 달러(약 8500억~9500억 원) 규모의 거래로 추정하고 있다.

방 의장이 인수합병(M&A)에 힘을 쏟는 것은 확실한 현지화를 위해서다. 그는 “처음 게임을 만들 때 부터 국내 출시가 아닌 ‘빅 마켓’을 겨냥해 그 나라의 게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중국형 게임, 일본형 게임 등 현지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세븐나이츠’의 경우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3대 주주인 텐센트와 함께 기획 단계부터 협업해 철저한 중국형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인수한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의 경우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해외 시장을 향한 꾸준한 도전이 가능한 것은 국내에서의 화려한 성적표 덕분이다. 넷마블이 지난달 선보인 모바일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당일에만 매출 79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첫 한 달동안 206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인기 모바일 게임 4~5개가 거두는 매출을 게임 하나가 거둔 셈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국내 최대 매출일 뿐 아니라 해외 글로벌 게임업체의 대표작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 PC·모바일 게임을 통틀어 2000억원대 월 매출을 기록한 사례는 중국에서 인기를 끈 넥슨의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1인칭총격게임(FPS) ‘크로스파이어’가 꼽힌다. 하지만 중국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작은 한국에서만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리니지2 레볼루션이 처음이다. 넷마블은 올해 안에 리니지2 레볼루션을 중국·일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효과로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465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3000억원 후반대였던 분기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 치솟았다. 지난 한 해 넷마블의 잠정 매출은 1조5029억원, 영업이익 292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보다 매출은 40.1% 늘었고 영업이익은 29.9%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 현재’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시총 6조2600억원)를 추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방 의장은 “2014년 후반부터 MMORPG를 모바일로 옮겨 대중화를 이루자는 구상을 해왔다. 레볼루션(혁명)이라는 이름처럼 MMORPG의 혁명을 꿈꿨는데 운 좋게도 혁명이 이뤄졌다”며 “앞으로도 이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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