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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일 없으면 자원봉사라도” 발언 논란…야권 “어른 자격 없다”

중앙일보 2017.01.18 20:22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조선대 특강에서 “일이 없으면 자원봉사라자라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측은 “상처 난 청년 가슴에 소금을 뿌렸다”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朴의 ‘청년 중동 진출’ 타령 데자뷔”

반 전 총장은 이날 조선대에서 ‘청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하며 어려운 데 갔는데 한국 청년을 만날 때가 있었다”며 “여기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보니 자원봉사로 왔고, 생활은 원주민과 같이 한다고 하더라. 참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글로벌 스탠다드한 시야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하는 만큼 해외로 진출하고 정 일이 없으면 자원봉사라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청년들의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해외로 나가고 싶어도 쉽게 못 나가는 수많은 청년은 안 보이는가”라며 “성공가도를 달려온 분의 물정 모르는 조언에 청년들 속은 또 한 번 타들어간다”고 비판했다.

기 대변인은 그러면서 “청년의 실패와 좌절에 공감하고 이들의 생존과 도전을 위해 진지한 대안을 내놓는 것이 대통령 후보의 도리”라며 “젊은이의 눈물을 노력 부족으로 예단하는 분은 어른의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박근혜 대통령의 밑도 끝도 없는 ‘청년 중동 진출’ 타령의 데자뷔”라고 비판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마땅한 비전도, 공감 능력과 의지도 없으면서 실의에 빠진 청년들에게 훈계하듯 말하는 반 전 총장은 꼰대 정신의 화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대변인은 “지금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원인은 노력과 열정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며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에도 불구, 일할 곳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식상한 말잔치가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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