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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주4일제' 언급하며 "노동시간 줄여 일자리 늘린다"

중앙일보 2017.01.18 19:53

[사진 박종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주당 근무시간을 52시간 이내로 줄여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2010년부터 주4일근무를 실행한 결과 매출이 20%나 늘고 직원도 두 배로 늘었다는 충북 충주의 화장품 회사 사례를 들면서다.

소방관 경찰 교사 복지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 131만개 창출

문 전 대표는 18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68시간의 노동을 허용하던 변칙적 관행을 깨고 주당 52시간 이내로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13년전 주5일제를 도입할 때 대기업과 보수언론들은 나라경제가 결딴날 것처럼 말했지만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이 500시간 가까이 줄었는데도 우리 경제는 더 성장했고 국민의 삶은 더 윤택해졌다"고 했다. "휴일 노동을 포함해 주52시간의 법정노동시간만 준수해도 최대 20만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도 주장했다.

주4일제 시행 기업 사례는 문 전 대표가 원고에 직접 추가했다고 한다. 당장 주4일제를 도입할 수는 없더라도 획기적인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싱크탱크 정책공간의 핵심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 해법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며 "초안에는 주4일제 문구가 없었는데 문 전 대표가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넣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이 임금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인교 인하대(경제학) 교수는 "근로시간을 대폭 줄이면 근로자들의 소득이 줄어드는데 이것을 납득시킬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경수 의원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대기업 노동자들은 임금을 좀 줄이고, 중소기업은 노동시간 줄이더라도 임금 줄이지 않는 방향으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노동생산성도 문제다. 김정식 연세대(경제학) 교수는 "근무시간이 극단적으로 줄면 근로자의 숙련도가 떨어지고 생산성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경총 관계자는 “장시간 근로 개선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경영계도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중소기업은 충격을 감당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감소에 대한 노사갈등도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4일제 근무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를 해본 것은 아니다“면서도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나누기는 큰 틀에서 당의 일자리 정책과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윤 정책위의장은 또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노사정 합의가 필요하다“며 ”반대하는 노측과 사측을 설득하는 것이 정치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정부 지출을 확대해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최대 131만개 이상 창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작은정부가 좋다는 미신을 끝내고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며 “국민의 생활 안정, 의료, 교육, 보육, 복지 등을 책임지는 소방관, 경찰, 교사, 복지공무원의 일자리를 당장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한해 17조원 이상인 일자리 예산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일자리 추경예산도 편성하는 등 정부가 직접 돈을 써 공무원들을 채용하겠다는 얘기다.

문 전 대표는 “소방관 1만7000여명을 채용하고, 의무경찰을 폐지하고 정규경찰을 연간 1만6700명 신규충원, 사회복지공무원 25만명, 보육교사 등을 늘리겠다”고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했다. 이어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6%로 OECD의 평균(21.3%)의 3분의 1수준”이라며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을 3% 올려 OECD 평균의 반만 돼도 81만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증가는 1~2년이 아니라 이후 연금 등을 포함해 30년 이상의 고용기간을 예상해 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꾸준한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문 전 대표는 이런 지적에 대해 ”현 정부가 책정한 2017년 고용관련 예산이 17조에 달했다“며 ”재정운용의 우선순위 문제일 뿐 재원은 확보돼 있다“고 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이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며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에 쏟아부은 국가 예산 22조원이면 연봉 2200만원짜리 일자리 100만개를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세 아이의 엄마인 세종시 공무원의 죽음을 애도하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로와 야근을 당연시하는 사회 더 이상은 안 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근무시간을 10시부터 오후 4시로 임금감소 없이 단축시켜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육아가 왜 여성만의 몫인가. 이래서 나라가 안바뀌는 것” 이라는 지적부터 “육아가 엄마만의 책임인 것처럼 얘기하지 말아라”, “여성이 도맡아 육아를 한다는 인식이 기업에서 여성 직원을 뽑길 꺼리고,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주된 원인인 것을 모르나”라는 비판이 무더기로 제기됐다. 비판을 의식한 문 전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유연근무제 대상을 엄마 대신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 또는 부모‘로 수정한 공약을 들고 나왔다.

채윤경 기자 pchae@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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