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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동의 없이 1억원 위로금 지급됐다" 논란

중앙일보 2017.01.18 13:59
일본 정부 예산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 피해 당사자 모르게 친척과의 합의만으로 위로금을 지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18일 경남도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단체는 “위안부 피해자 중 전국 2번째 고령자인 김복득(100) 할머니의 동의 없이 조카에게 최근 화해·치유재단이 1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김 할머니에게 확인한 결과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며, 받은 위로금을 돌려주라’는 것이 할머니의 뜻이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그 근거로 김 할머니와 대화를 나눈 녹취를 이날 공개했다. 김 할머니는 이 녹취록에서 ‘합의를 한 사실도 위로금을 받은 사실도 몰랐다. 받은 돈은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시민모임과 김 할머니 조카 등에 따르면 화해·치유재단은 지난해 7월 김 할머니가 노환으로 입원해 있던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 병실에서 재단 관계자와 조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위로금 1억원 지급’에 합의했다. 이후 재단은 지난해 11월과 12월 2차례에 걸쳐 1억원의 위로금을 할머니 명의의 통장에 입금했다. 현재 이 돈은 할머니 명의 통장에서 조카 A씨 통장으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합의를 할 당시 합의서에 김 할머니의 지장이 없었고, 할머니도 합의 사실과 위로금 지급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할머니 조카도 처음에는 위로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가 지금은 돌려주지 않겠다로 입장을 바꿨다”며 “법적 소송을 통해서라도 회유를 통해 지급된 위로금은 돌려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카 A씨는 “당시 합의를 할 때 고모의 동의를 받아 위로금을 받았다”며 “원래 고모가 저에게 정부에서 나오는 돈을 관리해 줄 것을 위탁한 상태여서 이번에도 고모 통장으로 받은 위로금을 제 통장으로 옮겨 관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A씨는 위로금 반환에 대해서는 “그 돈은 내 돈이 아니다. 고모의 돈인 만큼 고모의 뜻에 따라 반환 여부도 결정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화해·치유재단 관계자는 “김 할머니에게 합의서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 동의를 받은 뒤 할머니의 도장과 조카의 서명을 넣어 합의서를 작성하고 위로금을 지급했다”며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강요나 회유에 의해 위로금이 지급됐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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