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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이화여대 김경숙 학장, 정유라 장학생 만드려고 한 정황

중앙일보 2017.01.18 13:21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비리 및 특혜 관련한 의혹으로 구속된 이화여대 김경숙 전 체대 학장이 정씨를 시험·과제과 상관 없이 장학생을 만들고자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18일 공식 자료를 배포하고 “김 전 학장이 기획처장에게 보낸 이메일과 체육실기우수자 학사관리(안)을 검토한 결과 이화여대가 정유라를 시험·과제물과 상관없이 B학점을 주고 장학생을 만드려 한 정황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과 김 전 학장은 지난 2015년 9월 최씨를 만난 뒤 체육과학부 학부교수회의(2015년 9월 15일)에서 체육과학부 수시전형 실기우수자 학사관리 내규(안)을 마련했다. 당시 만들어진 내규에는 2016학년도 입학생과 현재 재학 중인 실기우수자 모두에게 적용한다는 단서가 적혀 있다. 이들 실기 우수자에게는 절대평가로 성적을 부여하며 학점도 최소 B학점 이상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입학 당시 C급 대회(협회장기대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급 대회 3위 이상, 하계·동계 전국체육대회) 실적만 있어도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규정도 있다. 기존 규정에 비해 파격적인 혜택인 셈이다.

김 전 학장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체육과학부 수시전형 입시우수자 학사관리(안)을 2016년 3월 11일 “오전에 통화한 내용을 보낸다”며 박모 기획처장에게 이메일로 전송한다.

김병욱 의원이 제공한 이메일 자료

김병욱 의원이 제공한 이메일 자료

 김병욱 의원은 “이화여대는 교육부 특별감사에서 '해당 규정이 터무니 없어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 정유라는 2016년 여름 계절학기에 출석도 안하고 레포트도 제출하지 않았지만 학점이 B+(3.30)로 1학기(2.27)에 비해 수직상승했다”며 “이화여대가 직접 2016년 10월에 국회에 관련 규정을 제출한 적 있는만큼 이 내규가 현실화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학장의 이메일내용을 보낸 것을 감안할 때 학교 내 간부들의 조직적인 개입과 묵인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정유라 장학생 만들기' 시도와 관련한 전말을 낱낱히 밝혀 더 이상 돈과 권력에 의한 교육농단이 교육계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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