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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김학민 "체공력의 비결? 웨이트와 휴식"

중앙일보 2017.01.18 04:20

[한국배구연맹]


'승점 6점짜리' 대결에서 대한한공이 웃었다. 김학민(34·대한항공)의 파워풀한 스파이크가 인천 하늘을 가로질렀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17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1(25-22, 25-16, 22-25, 25-20)로 꺾었다. 2연승. 16승7패(승점46)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15승8패·승점43)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두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1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현대캐피탈이 이긴다면 다시 1위를 탈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으로서도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챔프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상대전적 우위(2승1패)를 지켜야했다.

승패는 예상보다 쉽게 갈라졌다. 현대캐피탈의 골칫거리인 외국인선수 톤 때문이었다. 수비형 레프트로 선발한 톤은 최근 리시브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전 "지난 경기에서는 공격을 하지 않고 수비를 맡겼다. 이번에는 리시브 부담을 줄이는 포메이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톤은 최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공격성공률은 42.85%(3점)에 그쳤고, 리시브도 불안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톤을 빼고 신영석과 최민호를 윙스파이커로 기용하는 플랜B를 가동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생각했던 대로 경기를 풀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전 "어차피 지금은 새로운 게 없다. 서브와 블로킹 싸움"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의 기대대로 대한항공 선수들은 강한 서브를 연이어 날렸다. 톤은 벤치로 물러났고, 또다른 레프트 박주형도 힘겨워했다. 리베로 여오현이 고군분투했지만 혼자서는 한계가 있었다. 반대로 대한항공 선수들은 팀 서브득점 1위 현대캐피탈의 서브를 척척 받아내며 공격으로 연결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팀에서 내건 승리수당까지 챙기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김학민의 활약이 눈부셨다. 올시즌 공격성공률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학민은 34개의 공격을 시도해 22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범실은 겨우 3개뿐이었다. 후위공격 성공률(11개 시도·6개 성공)은 외국인선수 가스파리니(16개 시도·6개 성공)보다 더 높았다. 김학민 특유의 긴 체공시간을 이용한 퀵오픈은 무려 80%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칭찬에 인색한 박기원 감독도 "오늘은 김학민이 공격에서 자기 수준을 유지했다"는 호평을 했다.

김학민은 "우리 팀 날개공격수 자원이 많은데 좋다. 힘들 때는 밖에서 지켜보면서 체력도 충전하고 회복시간도 있다. 힘든 시기에서 그런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점프력의 비결에 대해선 "부모님께서 좋은 유전자를 주신 것 같다. 더 늘진 않고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나이가 있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으면 점프를 줄인다. 감독님께서도 경기에 힘을 많이 쏟을 수 있게 배려해 준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프로 출범 이후 아직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2006-07시즌 입단해 10번째 시즌(군복무기간 제외)을 맞이한 김학민도 우승이 절실하다. 김학민은 "우승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겨도 쉬운 세트가 없다. 아직 어린 선수들도 있어서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이제 운동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데뷔해서 쭉 뛴 팀이라 애착이 강하다. 이 팀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외국인선수 교체 의사를 드러냈다. 최 감독은 "답은 나왔다고 생각한다. (톤에게)기회를 줄 만큼 줬다. 지금까지 국내 선수들이 최선을 다 하면서 끌고 온 게 아쉬워서라도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와 공격,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는 고민중이다. 일단 외국인선수 영입후보들에 대한 자료는 모아놓았다. 영상으로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 선수들을 추려놓고 직접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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