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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2월 초순까지 대통령 조사”…뇌물수사는 핵심기업만

중앙일보 2017.01.18 02:25 종합 8면 지면보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7일 브리핑을 통해 “늦어도 2월 초순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제3자 뇌물 포함)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로 대통령 조사에 필요한 틀이 사실상 완성됐다. 설 연휴 뒤 열흘 안에 대면조사가 이뤄져야 순조롭게 수사를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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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영장으로 필요한 틀 갖춰
“대통령이 조사 응하지 않을 땐
특검, 여론전 벌일 시간 필요”

특검팀이 1차 수사 기간 종료일(2월 28일)이 보름 이상 남은 2월 초순까지로 대면조사 시기를 잡은 것은 박 대통령이 흔쾌히 조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검팀 내부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인사는 “수사팀은 수사 기간 연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버티기 전략을 쓸 경우 여론전을 벌여 대통령이 협조하도록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 특검법에 따라 특검팀은 30일의 추가 수사 기간을 요청할 수 있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를 승인해야 한다.

특검팀이 박 대통령 조사 시기를 향후 약 20일 이내로 계획함에 따라 기업체 수사의 범위가 좁혀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검팀 내부에선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방법으로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고 의심받는 53개 기업 중 SK·롯데 등 핵심 기업만 ‘핀 포인트’식으로 수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 측이 이날 “특검팀 조사에 응한다는 게 대통령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박 대통령이 특검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검찰 수사에 대한 협조를 거부하면서 특검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박 대통령 주변에서는 “특검이 중립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중립적인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서면조사를 고집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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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받아들일 경우 특검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박영수 특검은 지난해 12월 15일의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여기(특검 사무실)로 오는 것은 경호상의 문제가 많고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가(안전가옥)나 연무관 또는 제3의 장소가 유력한 후보지다.

현일훈·김나한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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