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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모호한 사드 배치론…반기문, 입당·창당 오락가락

중앙일보 2017.01.18 02:20 종합 10면 지면보기
문 “무조건 안 된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책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책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대한 입장을 놓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 전 대표는 17일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출판기념간담회에서 “사드는 이미 한·미 간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취소해야 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 거센 반발 쏟아져
“대선주자 말 바꾸기 말아야”
문 “난 친미지만 NO할 줄 알아
반기문은 너무나 친미적”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실이 많다면 미국과 다시 협의해서 결정을 바꾸는 쪽으로 갈 수도 있고, 외교적 노력이 성공해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해주거나 반대가 최소화된다면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중 하나로,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사드 배치를 그대로 해나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는 안보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제 정치 문제이기도 하다. 사드 배치가 대한민국에 필요한지, 얼마나 도움이 되는 건지, 사드가 효용성이 있을지 제대로 논의되지 않아 충분히 검증된 바가 없다”고도 했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에 당내외에서 반발이 쏟아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드는 다른 보완수단을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철수시켜야 한다는 게 제 입장”이라며 “문 전 대표 입장도 이해하지만 힘든 거, 어려운 거 하라고 권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표가 지난 주말 사드 배치를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더니, 한·미 간 합의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거기 얽매일 필요도 없다는 식으로 왔다 갔다 반복하고 있다”면서 “유력 대선주자라면 중대한 국가안보 정책에 대해서만큼은 오락가락 말 바꾸기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조배숙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표가 사드를 놓고도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미국이 참여정부의 대외정책을 믿지 못한 것은 정권의 성격 때문이 아니라 말을 자주 바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원래 했어야 했던 공론화 과정, 외교적인 노력 과정을 다음 정부가 책임 있게 하고 가부를 판단하자는 것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요구”라면서 “처음부터 일관되게 똑같은 주장을 해왔는데 이리 말해도 공격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대담집에서 문 전 대표는 “나도 친미지만 이제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서도 협상하고 ‘No’를 할 줄 아는 외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겨냥, “반 전 총장이야말로 외교적인 면에 약점이 있는 게 아닌가. 너무나 친미적이어서 미국의 요구를 절대 거부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내각제가 더 나은 제도라고 봐”
대담집에는 문 전 대표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함께 가고 싶다. 그러나 갈등을 해결할 특별한 방법은 없다. 김 전 대표가 민주당의 정강, 정책에 충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 대목도 들어갔다.

그는 대담집에서 “개인적으로는 내각제가 더 나은 제도라고 본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에서도 “지역구도를 해소하는 선거제도 도입과 재벌개혁 등의 조건이 선행된다면 4년 임기의 대통령 중임제를 고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글=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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