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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논란 부산 평화의 소녀상…동구청 “직접 관리 나서겠다”

중앙일보 2017.01.18 01:26 종합 21면 지면보기
부산 동구가 일본영사관 앞에 지난해 30일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소녀상을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CCTV 설치, 주변 정비 계획 수립
“공공조형물 등록은 조례 없어 불가”
일부선 ‘역사문화거점’ 선정 제안
추진위는 향후 지킴이로 활동 계획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은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소녀상을 보호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해왔고, 소녀상을 보러 오는 관광객이 많아 소녀상을 관리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이어 “조만간 소녀상을 찾아가 CCTV 설치 위치를 정하고, 소녀상 주변 환경정비를 어떻게 할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등록하지는 않기로 했다. 박 구청장은 “현재 부산 동구에는 공공조형물 등록 조례가 없고, 조례를 만들 생각도 없다”며 “공공조형물로 등록하지 않더라도 도로상의 CCTV 등을 설치할 법적 근거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에 소녀상을 관리하라던 부산 동구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은 소녀상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을 무시할 수 없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세대가 세우는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미소추) 관계자는 “촛불집회 등을 통해 시민의 힘을 느낀 박 구청장이 정치적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미소추는 조만간 박 구청장을 만나 소녀상 보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윤용조 부산겨레하나 정책국장은 “부산 동구의 조례상 소녀상을 ‘역사문화거점’으로 선정하면 관리에 드는 비용을 동구가 지원할 수 있다”며 “소녀상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한 뒤 보호 방법을 동구와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소추는 또 18일 ‘소녀상 지킴이’를 발족한다. 소녀상 지킴이는 소녀상 보호와 주변 정리, 방문객 안내 같은 역할을 한다. 한·일 위안부 합의안 폐기 활동에도 나선다. 마희진(22·부산대 3년) 미소추 공동대표는 “소녀상을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한 시민의 힘이라면 한·일 위안부 합의안 폐기도 이끌어 낼 수 있다”며 “대학생을 중심으로 소녀상 지킴이를 조직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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