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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만난 TV, 만능비서 됐네요

중앙일보 2017.01.18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임헌문 KT 매스 총괄 사장이 17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비서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TV 셋톱박스 ‘기가 지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장진영 기자]

임헌문 KT 매스 총괄 사장이 17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비서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TV 셋톱박스 ‘기가 지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장진영 기자]

직장인 김은미씨는 외출 준비를 하던 중 거실 텔레비전 앞 인공지능(AI) 비서 ‘기가 지니’에게 말을 걸었다. “지니야, 상계동까지 얼마나 걸려?” 기가 지니는 ‘KT 내비’ 앱을 토대로 “총 13.6㎞로 자동차로 약 38분 소요됩니다”라고 답한다. 김씨는 TV 화면으로 실시간 빠른 길은 물론 약속 장소인 식당 정보까지 확인한 뒤 집을 나섰다. “지니야. 상계동 가는 택시 불러줘.” 기가 지니는 김씨의 말에 카카오택시 앱으로 콜택시를 부른다.

KT, 셋톱박스 ‘기가 지니’ 공개
음성 명령으로 집안 일 척척 해결
SK텔레콤은 ‘누구’ 작년 선보여
LG유플러스도 상반기 출시 예정

KT가 17일 공개한 TV셋탑박스 기가 지니는 일상 생활에서 ‘AI 비서’가 얼마나 많은 일들을 사람 대신 해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임헌문 KT 매스(Mass) 총괄 사장은 ‘기가 지니’를 “셋톱박스·스피커·전화·카메라 등 우리 집의 모든 것을 음성으로 컨트롤하는 세계 최초 AI 텔레비전”이라고 정의했다. 그간 해외에서 아마존(에코)과 구글(구글홈)이, 국내에서는 SK텔레콤(누구)이 AI 비서 제품을 선보였지만 다들 스피커 제품이어서 음성으로만 작동, 구현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가 지니’는 인터넷 전화·영상 통화 기능은 물론 간단한 명령으로 음악·텔레비전도 자유자재로 감상할 수 있다.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 하만카돈의 스피커가 탑재돼 높은 수준의 음질을 구사한다. 도어락·가스밸브·공기청정기 등 11가지의 홈 IoT 기기와도 연동돼있다. 초인종이 울렸을 때 “지니야~ 현관문 열어줘”라고 말하면 현관문이 열리는 식이다. ‘기가 지니’는 IPTV 서비스와 같이 가입하면 3년 약정 기준으로 월 6600원을 내면 쓸 수 있다. 단품으로 구매하면 29만9000원이다. 올레TV나 KT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몇몇 기능은 아예 사용할 수 없다.
백규태 KT 서비스연구소장은 “KT는 25년간 한국어 인식 서비스를 개발해왔기 때문에 한국어 인식률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타사의 AI 스피커의 낮은 음성 인식률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KT는 ‘기가 지니’를 금융·의료·자동차 등 다른 영역에도 장기적으로 적용시키기겠다는 계획이다.

AI 비서 제품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KT가 이날 선보인 기가 지니로 국내 ‘AI 비서’ 시장 경쟁도 앞으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9월 국내 통신사로는 처음 AI 비서 제품 ‘누구’를 선보인 SK텔레콤도 T맵 지도, 위키백과 검색, 음식 배달 기능 등을 추가하면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중이다. ‘누구’는 최근 누적판매량 4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말 70여명 규모의 AI서비스사업부를 신설한 LG유플러스도 상반기 중에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AI 비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통신사 뿐 만이 아니다. 네이버도 J-TF를 꾸려서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프랑스 음향기술 스타트업 드비알레에 투자한 사실을 밝히며 AI 스피커 시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AI 스타트업인 마인즈랩도 올 1분기 출시를 목표로 AI 스피커 ‘에스카’를 준비하고 있다.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서비스)나 IoT 기능은 다른 기업들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해서 제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SK ㈜C&C사업도 이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7에서 소녀시대·엑소 등 아이돌 목소리가 내장된 AI 스피커 ‘위드’를 선보였다. 한국어·중국어가 가능한 제품으로 만들어 연내 한국 및 해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글=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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