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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9500억에 인수, 박삼구 강한 의지

중앙일보 2017.01.18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국내 2위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의 인수를 두고 박삼구(72·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중국의 더블스타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금호타이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7일 우선협상대상자로 더블스타를 선정하는 안건을 채권단 9개사에 통보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이후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갔다.

중국 더블스타 입찰가 9500억 선
박삼구 회장, 1원만 더 쓰면 차지
특수목적법인 통해 인수 가능성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하면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된다. 더블스타가 산업은행에 제시한 금액은 약 950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다음달 중하순 전에 더블스타와 주식매매 계약을 맺고, 그 내용을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는 박 회장 측에 통보한다. 박 회장이 통보받은 뒤 30일 이내에 더블스타 측보다 1원 이상 높은 금액을 써내야 금호타이어를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세계 30위권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에 뛰어든 이유는 ‘글로벌 경쟁력’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 대형 타이어업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글로벌 타이어 메이커 14위 수준인데, 중국 업체 중에서는 톱10에 든 곳이 한 곳”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몇 년 내에 자력으로 기술력과 브랜드, 해외 거래선 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호 인수는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박 회장 역시 금호타이어를 놓칠 수 없는 입장이다. 공정위 기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는 25곳이다. 그룹 매출(약 11조원 추산)의 대부분을 아시아나항공(약 6조원)과 금호타이어(약 2조원), 금호건설(약 1조원) 3사가 차지한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박 회장의 인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그룹 임직원들에게는 ‘자금을 잘 준비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17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본관에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난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으면 행사하는 게 맞다”며 “(자금 마련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를 충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의지만큼 자금 조달이 녹록하진 않다. 박 회장이 2015년 금호산업 인수 당시 이미 많은 돈을 써버린데다, 우선매수청구권이 박 회장 개인에 국한돼 있다는 이유로 산업은행 측이 제3자나 계열사 지원에 대해 ‘안 된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박 회장이 100% 소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서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새누리·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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