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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최순실 농단 알았다면, 총 들고 청와대 들어갔다"

중앙일보 2017.01.17 16:01
남재준 전 국정원장. 김경빈 기자

남재준 전 국정원장. 김경빈 기자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은 재임시(2013년 3월~2014년 5월) 최순실 등 비선라인의 국정농단 사태를 전혀 알지 못했으며, 알았다면 국정원 차원에서 적극 대처했으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남 전 원장은 18일 발매되는 월간중앙 2월호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에 사찰은 고사하고, 검증 기능마저 제한돼 있었다”면서 “내가 만약 정윤회·최순실 (농단을) 알았다면 총이라도 들고 청와대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만든 정윤회씨와 청와대 행정관 동향 관련 문건이 그해 11월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이 터졌다. 이와 관련해 남 전 원장은 “그건 (청와대가) 자기네끼리 내부적으로 조사한 것”이라며 국정원이 그 내용을 파악할 위치에 있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남 전 원장은 “국정원더러 정윤회, 최순실을 왜 몰랐느냐고 묻는가 본데 그러면 사찰권이라도 주고 그런 말을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2013년 당시 정윤회, 회순실 등 당시 비선라인을 조사하다가 급작스레 경질당했다는 관측과 관련, “그건 사람들이 말을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정원장 재직시 비선라인 조사를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남 전 원장은 “노코멘트”라고 함구했다.

남 전 원장의 언론 인터뷰는 2014년 5월 국정원장 퇴임 후 처음이다. 남 전 원장은 촛불집회와 관련해 “집회 지도부는 민중의 대표일지언정 국민의 대표는 아니다”면서 “국회의원들이 법치를 버리고 거리로 나서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정치권을 비난했다. 그는 또 탄핵국면을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언론이 사실을 객관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정원장 재임시 최순실, 정윤회 비선라인의 행적을 몰랐나?
“허튼 소리 말라. 내가 최순실 알았으면 권총이라도 들고 청와대 들어갔지 이러고 앉았겠어?”
국정원장 퇴임하게 된 것도 2014년 정윤회 행적을 알아본 게 뒤탈이 났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정신 아닌 사람들이 엉뚱한 소리 하는 거야. 내가 (퇴임을 앞두고) 징계위원회라도 회부가 됐다면 (퇴임 사유를) 명확하게 알았겠지. 갑자기 그만두라고 하는데 니가 그걸 어떻게 알겠나. 나중에 역사가 얘기해주겠지. 그런데 내가 최순실 때문에 나가(잘렸다)? 최순실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길래. 소설들 쓰지 말라.”
2014년 당시 정윤회 문건 파동에 관련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도 그런 취지로 얘기했다.
“그건 당신네 같은 사람들이 말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난 거기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그때(2014년 5월 국정원장 재임시)는 (정윤회 문건 등이) 노출된 것도 아니다. 그렇지 않나. 내가 나온 뒤에 보도됐다.”
당시 원장으로 있으면서 직원들에게 정윤회 행적을 알아보라고 한 적이 있나?
“노코멘트로 하겠다. 나는 개인 ‘박근혜’에는 관심이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이니까 보호해야 한다고 본다. 거기(헌재의 탄핵 심판)에 불리한 영향을 주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그 시절 청와대에서 정윤회와 측근 행정관들의 행적을 조사했는데 국정원이 모를 리가 있나?
“그건 (청와대) 내부적으로 (조사)한 것이지. 자기들끼리.”
국정원 만큼은 정황을 파악했으리라는 게 일반인들의 인식이다.
“국정원에 사찰권이나 주고 그런 말을 하라.”
탄핵 여파로 나라가 큰 혼란을 겪는다.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은 여론을 쫓아다니기에 급급해한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집단이 있나? 지금 정치는 정치도 아니다. 정당도 아니다. 지금 언론도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 이런 나라에 무슨 희망이 있을까. 걱정이다.”

박성현ㆍ박지현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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