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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퍼스트펭귄] 전국 어디서나 으랏차차…헬스장에 도입한 ‘공유경제’

중앙일보 2017.01.13 01:00 경제 5면 지면보기
TLX 김혁·강영준 공동대표
강영준(왼쪽)·김혁 공동대표는 주 1~2회 정도 헬스클럽에 가는 직장인과 운동을 다시 시작하려는 이용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은 일주일 평균 1.6회 정도 헬스장을 이용한다. [사진 최정동 기자]

강영준(왼쪽)·김혁 공동대표는 주 1~2회 정도 헬스클럽에 가는 직장인과 운동을 다시 시작하려는 이용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은 일주일 평균 1.6회 정도 헬스장을 이용한다. [사진 최정동 기자]

#지방 출장이 잦은 이승철(36)씨는 서울·부산 등 자주 가는 도시 5곳에 헬스장을 등록해 이용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애플리케이션(앱)인 ‘TLX 패스(PASS)’를 이용한다. TLX 패스는 사용자의 위치를 중심으로 근처 헬스장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O2O 서비스다. 전국 헬스장을 통합해 하나의 멤버십 단위로 운영하는 셈이다. 이씨는 이 앱으로 지난해에만 전국 200여 곳의 헬스장을 이용했다. 이런 TLX 패스 이용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30만 명이 넘는다. 전국 7600여곳 헬스장 중 3000여 곳과 제휴를 체결했다.

헬스장 7600곳 중 3000곳과 제휴
지난해 12월엔 한달 이용객 30만
거래처 찾아 2년 간 30만㎞ 누벼

TLX 패스를 만든 김혁, 강영준 TLX 공동대표를 최근 경기도 판교 사무실에서 만났다. LG그룹에 2008년 입사한 입사 동기 두 사람은 2년 만에 회사를 나와 창업에 뛰어들었다.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스키장을 이용하던 중 ‘종일권을 끊고 전국의 스키장을 함께 이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계기가 됐다. 두 사람은 스키장 통합 이용권 아이디어로 특허를 낸 후 약 10억원을 투자하고 시스템을 개발해 스키장에 납품하기도 했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김 대표는 “초기 투자금이 워낙 커 벤처기업이 뛰어들기엔 적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강 대표도 “실패 덕분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통합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고 초기 투자금이 적으면서도 당장 수익 실현을 할 수 있는 업종을 찾았다.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언제든 운동할 수 있다면 회원이나 헬스장 사장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어떻게 제휴 헬스클럽을 확보할까 고민하던 김 대표는 판교 TLX 사무실 부근에 있는 헬스장을 찾아갔다.“우리 회사와 계약하면 NHN 직원들이 이 헬스장으로 올 겁니다.” 2009년 당시엔 NHN이 여러 건물에 직원들이 흩어져 있었고, 사내 헬스장을 갖추진 못한 상황이었다. 다음으로 NHN 동호회를 찾았다. “우리 회원이 되면 인근의 헬스장 몇 곳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NHN 직원들은 TLX의 첫 고객이 됐다.

헬스장 이용가격은 20회에 7만9900원으로 1회 이용권이 4000원 꼴이다. 회비·위치·입지·주차장 등 6가지 기준으로 차감되는 횟수가 다르다.

강 대표는 지방 헬스클럽과 제휴하기 위해 지난 2년간 30만㎞를 운전했다. 강 대표는 “처음에 정기 회원제 고객이 줄어들까 두려워하던 헬스클럽 사장님들도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한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 결국 이익이라는 점을 이해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수원의 한 헬스장은 TLX 패스 이용 수수료로 월 약 3000만원을 지급받는다”고 전했다. TLX 수수료는 이용 금액의 약 10% 수준이다.

두 대표는 조만간 직영점도 열 생각이다. 헬스장 시설 및 트레이너, 용품 등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기 위해서다. 두 대표는 “여전히 전단지로 마케팅을 하고 마그네틱 카드로 입장을 확인하는 헬스장이 많다”며 “우리가 가진 기술을 전수해 노후한 헬스장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글=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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