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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표절 논란 주인공, 일본 소설가 미시마의 할복전 육성테이프 발견

중앙일보 2017.01.12 15:59
일본 자위대의 재무장을 요구하며 1970년 도쿄 방위성의 발코니에서 할복자살한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1925~1970)의 미공개 육성 테이프가 발견됐다.

도쿄의 TBS 방송사에 보관돼 있던 이 테이프는 미시마가 자결하기 9개월 전 녹음된 것으로,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는 발언과 함께 자신이 쓴 소설 작품들의 문제점을 언급하고 있다. TBS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일본 언론들은 “작가의 만년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라고 밝혔다.

녹음은 영국의 번역가 존 베스터와의 일본어 대담으로, 약 1시간20분간 이뤄졌다. 발언내용으로 짐작해 1970년 2월19일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

미시마는 같은 해 11월 25일 도쿄 이치가야의 육상자위대 본부에 침입, 발코니에서 연설한 뒤 할복 자살했다.
녹음 테이프에서 미시마는 “몸 밖에서 안으로 죽음이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지금의 일본에선 말을 똑바로 하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이어 “나의 문학의 문제점은 소설의 구성이 너무나 극적이라는 것이다. 유화처럼 문장을 덧칠하게 된다. 일본적인 여백이 있는 그림이 나는 싫다”고 솔직하게 자신을 비평했다. 일본의 헌법의 문제점을 적시한 대목도 있다고 한다.

육성테이프에는 ‘자결 전 사상’이라는 제목이 붙여졌고, ‘방송금지’ 테이프로 지금까지 보관돼 왔다고 TBS 측은 밝혔다.

미시마 유키로 문학관 특별연구원인 야마나카 쓰요시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녹음테이프는 구체적으로 자결을 구상하기 시작했을 무렵 이뤄진 것”이라며 “스스로 작품의 문제점을 유화에 빗댄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려진 내용”이라고 말했다.

미시마 유키오는 지난해 소설가 신경숙이 그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스캔들로 또한차례 유명해졌다.
 
1925년 도쿄 출생으로, 태평양 전쟁 패전 뒤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극작가·평론가·정치 운동가로도 활동했는데 만년에 정치적인 경향이 강해져 자위대에 체험 입대하는가 하면 민병 조직 '다테노카이'를 결성했다.

1970년 11월 25일, 원고를 잡지사에 넘긴 뒤 다테노카이 대원 네 명과 함께 지금의 일본 방위성 본성인 육상자위대 이치가야 주둔지에서 자위대의 궐기를 촉구하는 연설을 한 뒤 할복자살했다. 당시 만 45세였다.

이 사건은 일본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을 뿐만 아니라 신우익이라 불리는 우익 세력이 생겨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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