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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압박 중국 때리기 선봉장 예고한 틸러슨

중앙일보 2017.01.12 15:03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정부는 대북 압박과 중국 때리기로 강공에 나선다는게 분명해졌다. 트럼프 정부의 외교 사령탑이 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을 적(adversary)으로 규정했다. 중국에 대해선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할 수 있다고 공개해 중국 때리기의 선봉장을 예고했다.

틸러슨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란ㆍ북한과 같은 적들은 국제 규범을 따르기를 거부해 세계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유엔 결의는 이미 분명한 선을 그어놨지만 북한은 이를 계속 위반하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은 선을 넘어갔다는 취지다.

중국을 향해선 “유엔 대북 제재를 따르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이 강제로 따르게 하는(compel) 조치를 검토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틸러슨은 이어 “제재에 구멍이 있으면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ㆍ은행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도입할 수 있음을 알렸다.

그는 “중국은 북한 수출·입의 90%를 차지한다”며 “새로운 중국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접근법은 “중국이 (대북 압박에서) 과거에 했던 것을 넘어서도록” 하는게 목표다. 그는 중국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모두 발언에선 “중국은 믿을 만한 파트너가 아니다”, “대북 압박의 빈 약속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 “자신들이 한 합의를 지키도록 책임을 물려야 한다”며 몰아부쳤다.

틸러슨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해화를 놓고도 “미국은 분명한 신호를 보낼 것이며 이는 인공섬 건설을 중단하라는 것과 당신들의 섬 접근은 불허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틸러슨의 답변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강행할 경우 새로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중국 모두를 향해 강경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보여준다. 틸러슨은 청문회에서 “오늘날 미국의 문제는 뭔가 하겠다고 말하고는 힘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라고 수 차례 밝혔다.

틸러슨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국의 정통 보수에 더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대북 제재에 대해 “동맹인 한국ㆍ일본과 전적으로 연계하는 게 출발점”이라며 3국 연대를 강조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비하했던 멕시코를 “친구이자 이웃”으로 표현했다. 보수 공화당이 질색하는 한국ㆍ일본의 핵무장에 대해서도 “누구도 지구 상에 핵무기가 늘어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반대를 분명히 했다.

‘포커 페이스’의 틸러슨은 청문회에서 상원의원들의 추궁에 밀리지 않았다.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이 “내 질문에 답할 내용이 없는가, 답변을 거부하는 건가”라고 화를 내자 “어느 정도는 둘 다”라고 들이 받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심리적 동요와 긴장을 드러내지 않는 틸러슨을 놓고 “그의 바리톤 목소리는 (추궁에도) 전혀 떨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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