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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스타트업 지원 수도권 편중 해소를

중앙일보 2017.01.12 01:00 경제 8면 지면보기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확대 출범한지 어느덧 2년이 지나 3년 째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우려의 목소리도 많지만 센터에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기술 기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시키고, 풀뿌리 창업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밤을 지새며 열띤 토론·만남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우수 벤처기업과 수요처를 연결해주기 위해 이리저리 뛴 적도 많았다. 그 결과 창업한 지 평균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초기 스타트업이 외부 투자를 수십억원씩 유치하고, 1000만 달러 이상 해외 수주계약을 맺는 성과를 낸 적도 있다.

각 지역 혁신센터의 노력 덕분에 상당수 젊은 창업자들이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쫓던 상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창업이란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자부한다. 이제는 이 창업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혁신센터를 중심으로 더 노력할 때다.

그러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이뤄져야 한다. 첫째, 혁신센터가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엑셀러레이터로서 역할을 다 해야 한다. 한국에는 여전히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을 돕는 전문적인 엑셀러레이터가 드물다. 최근 민간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진 엑셀러레이터가 나타나고 있지만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 따라서 지역 혁신센터가 공공재 성격의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스타트업을 돕기 위해 조성한 펀드는 공공성과 민간의 수익성을 고려해 균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둘째,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의 창업 혁신 주체와 공고히 협업해야 한다. 혁신센터가 생기기 전에도 지역마다 여러 혁신 주체가 나름대로 산·학·연·관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센터가 모든 걸 주도하는 식이 아니라 이런 주체들과 적극 협업해야 한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서로 도와야 한다. 재단을 중심으로 국가출연 연구소와 대학의 우수한 연구 결과물이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정책 입안자가 혁신센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혁신센터가 수행하는 일의 면면을 보면 정권의 행보나 정치적 이슈와 무관하게 대한민국 미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대부분이다. 한국은 지금껏 대기업 위주의 ‘추격형 모델’로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 DNA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모델로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혁신센터는 이들 스타트업을 돕기 위해 뛰는 곳이다.

각 지역 혁신센터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는 창업과 혁신의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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