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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거리만 많은 ‘꼬마 펀드’ 정리한다

중앙일보 2017.01.12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피델리티아시아태평양(피델리티자산운용), 대신글로벌고배당주(대신자산운용), IBK포춘중국고배당(IBK자산운용)…. 지난해 연말 합병이나 이전, 임의해지 등의 방법으로 정리된 펀드다.

상품 수 줄여 운용역량 집중토록
정리 안하면 새 펀드 설정 제한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를 정리하라는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라 각 운용사가 대대적인 펀드 구조조정에 나섰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6월 815개였던 소규모 펀드는 지난해 말 126개로 크게 줄었다. 전체 공모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3%에서 7.2%로 떨어졌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해 2월 ‘소규모 펀드 정리 활성화 및 신설억제를 위한 모범규준’을 시행하면서 감축 목표를 5%로 제시했다. 공모펀드를 운용 중인 자산운용사 53곳 중 이 비율을 충족한 운용사는 23개사다. KTB·흥국·현대자산운용 등 10개사는 소규모 펀드를 모두 없앴다.

목표비율을 맞추지 못한 운용사 중 일정 규모(공모펀드 10개 초과) 이상인 18개사는 신규 펀드 등록이 제한되는 패널티를 받게 된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지난해 3월 62개이던 소규모펀드 수를 연말에 7개까지 줄였지만 목표비율을 여전히 초과해서(10.6%) 신규 펀드를 등록할 수 없게 됐다. 소규모 펀드 비중이 20%를 훌쩍 넘는 JP모간(28.6%)이나 블랙록자산운용(29.4%)도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위원회는 소규모 펀드 정리를 위한 행정지도를 내년 2월까지 1년 더 연장키로 했다. 자투리 펀드가 정리되면서 공모펀드의 평균 운용규모가 커지고(2015년 6월 958억원 →2016년 말 1135억원) 펀드매니저 당 펀드수가 감소하는(3.8개→3개)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펀드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펀드 수가 줄어든 만큼 펀드매니저가 운용 역량을 집중하게 돼 성과를 높이고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유행에 따라 다른 회사 인기 펀드를 복제해서 펀드를 출시하는 식의 영업행태에 제동을 걸게 됐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새 펀드를 자꾸 만들어서 투자자를 유인하려는 운용업계 관행이 이러한 행정지도를 통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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