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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K뷰티 기회의 땅’ 중동으로

중앙일보 2017.01.12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아모레퍼시픽이 중동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다. 아모레는 중동 최대 유통기업인 알샤야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올 하반기 중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오픈한다고 11일 밝혔다. 알샤야그룹은 스타벅스·빅토리아 시크릿(미 속옷 브랜드)·H&M(글로벌 SPA브랜드) 등 70여개 해외 브랜드의 중동 현지 유통을 맡고 있는 기업이다.
화장품 업계에서 중동은 각광받는 신시장으로 꼽힌다. 유로모니터 집계 결과, 중동 화장품 시장은 2015년 기준 180억 달러(약 21조5000억원) 규모다. 2020년까지 360억 달러(약 43조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 두바이에 에뛰드 1호점
히잡 영향 얼굴 단장 관심 높아
2020년 시장 규모 연간 43조원

중동 지역에서 현지 여성들은 검은 천으로 된 히잡(스카프)이나 아바야(아랍권 여성이 입는 검은색 통옷)를 입어야 한다. 이 때문에 외부에 노출되는 거의 유일한 부위인 얼굴을 꾸미는데 관심이 많다. 권성혜 아모레 과장은 “중동 여성들은 허용된 범위와 기회 내에서 최대한 어필을 하려는 특성이 있어 화장품 소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가 색조 화장에 강한 20대 타깃 브랜드인 에뛰드하우스를 먼저 내세운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아모레는 이후 사우디·쿠웨이트 등 아랍권 주요 국가에 매장을 확대해 2022년까지 중동에서만 매출 1000억원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인의 피부톤과 기후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한다.

권 과장은 “아랍 지역은 모래바람과 높은 기온 때문에 여성들이 피부톤이 균일하길 원하고, 완벽한 윤곽을 선호해 화장을 지우는데만 3단계의 클렌징을 거친다”면서 “이에 맞는 ‘멀티 컬러 팔레트’ 등 현지 맞춤형 상품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할랄 인증’ 역시 화장품 업계의 ‘장기 숙제’다. 할랄(halal)이란 ‘허용된 것’이란 뜻의 아랍어로 돼지고기나 술 등을 금하며 소고기 등은 이슬람 율법에 맞게 도살한 것만 먹을 수 있다. 그동안 할랄은 음식이나 가공식품 등에만 적용됐으나,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중동과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지를 중심으로 돼지고기 성분 등 없이 이슬람 율법에 맞게 제작된 ‘할랄 인증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1호점에서 팔리는 제품은 국내와 동일한 ‘비 할랄 화장품’이지만, 아모레는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한 작업을 검토 중이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으로 인한 변수로 한국 화장품 산업은 해외진출 지역 다각화가 필요해졌다. 지난해 1~3분기 기준 아모레는 총 3조3365억원의 매출 중 34%인 1조1428억원을 아시아 지역에서 냈는데, 대부분이 중국 매출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꼭 사드 때문에 다각화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매출에서 중국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K-뷰티’의 중동 진출은 현지에 한국산 제품의 이미지 상승과 수출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동기 무역협회 국제협력실장은 “중동에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패션과 뷰티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국 화장품들이 현지에서 뿌리를 잘 내리면 한류 상품 전체의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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