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배설물서 고병원성 바이러스
구좌·성산읍 일대 닭·오리 못 옮겨
154개 농가 181만 마리 방역 비상
제주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2015년 하도리 인근에서 4건이 발생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제주도내에서 사육되는 닭·오리 등 가금류는 154개 농가 181만1000여 마리다. 가금류 농가에서는 아직까지 AI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야생 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나오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충남·전북·강원 등 AI 발생지 대부분은 ‘야생 조류 AI 검출→농장 발병’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김경원 제주도 축산과장은 “반경 10㎞ 방역대 이내 가금농가의 이동제한을 계속 유지하고 도내 모든 가금농가에 대해 일일 예찰과 주변도로 소독을 매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감염원으로 야생 조류는 위험성이 큰데도 국내 농장의 방역 실태에 구멍은 많았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서 최근 하천과 저수지 반경 3㎞ 안에 있는 143개 가금류 농장에 야생 조류 차단망을 설치했는지 확인했더니 34개(23.8%)가 미흡 판정을 받았다.
김용상 농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야생 조류 차단망 미설치, 보완이 필요한 농장 내역을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며 “지자체는 현장 방문 점검 후 시정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조현숙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