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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옥시사태 막는다…피해액의 3배 '징벌 배상'추진

중앙일보 2017.01.05 09:31
‘옥시 사태’ 사건처럼 기업이 소비자의 생명ㆍ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 최대 3배의 손해배상책임을 물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피해자가 제품 결함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덜어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이런 내용을 담아 올해 업무보고를 했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구제 강화를 위해 우선 제조물책임법상 징벌배상제 도입을 추진한다. 현재 제조물책임법상에는 손해배상범위가 명시돼 있지 않다. 이에 지난해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논란을 계기로 최대 12배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원 입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미 징벌배상제가 도입된 하도급법 등에도 손해배상 책임이 최대 3배임을 고려해 제조물책임법에도 같은 수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피해자 입증 책임은 크게 줄어든다. 지금까지는 제품결함 및 결함과 피해자가 입은 손해간의 인과관계를 소비자가 직접 입증해야 했다. 앞으로는 정상적 사용 중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만 보여주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업무추진 방향>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또 숙박업소 이용후기 조작, 게임아이템 거짓광고 등 모바일ㆍ인터넷 기반 거래에서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에 대해 철저히 감시하기로 했다.

포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위험 가능성을 알려주는 ‘위해징후 사전예측 시스템’도 만든다. 예컨대 인터넷 카페 등에 “로션을 사용해 두드러기가 생겼다”는 글이 여러 개 게재됐을 경우 이런 글을 수집ㆍ분석해 특정 로션에 두드러기 피해가 있다는 정보를 추출한다. 이후 소비자 피해주의보 발령 및 리콜(결함보상) 등의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또 서민들의 약값 부담을 늘리는 복제약 출시 담합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기존 특허를 가진 제약사가 복제약을 개발한 회사에 출시를 늦춰달라고 요구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식이다. 복제약이 개발되면 약값이 떨어지는 데 이런 담합 행위로 비싼 약값이 유지된다. 미국의 경우 이런 담합으로 복제약 출시가 평균 5~9년 지연되고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액이 연 3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정위는 가맹분야 및 하도급분야의 불공정 행위 개선 노력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계약 갱신을 조건으로 매장 리뉴얼을 강요하거나 불필요한 식ㆍ부자재 구입을 강제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또 원청기업이 하청업체에 안전관리비를 떠넘기는 등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행위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한편 공정위는 정치권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 수정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전속고발권을 완전히 폐지하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을 늘리는 등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정거래 관련법 위반시 형사처벌이 필요한 경우 공정위만 고발할 수 있다. 다만 검찰, 감사원, 중소기업청 등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수 있고, 이 경우 공정위는 반드시 고발해야 하는 의무고발요청 제도가 도입돼 전속고발권을 보완하고 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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