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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김종인 연대 1순위, 다음은 박지원과 뉴DJP연합?

중앙일보 2017.01.05 02:13 종합 5면 지면보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귀국하기로 하면서 정계 개편 시계가 빨리 돌아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관저를 떠나면서 “12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아시아나 비행기편으로 귀국하려 한다”며 “귀국 후 광범위한 사람·그룹과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귀국 이후 1월 한 달 동안 국민의당 전당대회(15일)→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국민주권 개혁회의 출범(22일)→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24일) 등 정치 일정이 긴박하게 전개된다.

반기문발 정계 개편 시나리오
개헌 고리로 ‘비문·중도 연대’ 모색
김종인 측근 “임기단축 개헌 뜻 맞아”
박지원은 “어떤 정치할지 봐야” 신중
주호영 “신당 와야 3지대 연대 가능”
‘벚꽃 대선’땐 빠듯한 시간이 변수

그의 언급대로 정치권엔 광범위한 그룹이 반 전 총장과의 연대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등 비문재인 그룹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 등 뉴DJP(호남+충청)연합 추진 그룹 ▶김무성 의원 등 개혁보수신당 그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국민주권 개혁회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네 그룹을 묶는 고리는 ‘개헌’이다. 다만 개헌의 구체적인 방법은 엇갈린다. 2020년 5월까지 3년만 대통령제를 하다 내각제로 전환하는 방법(김종인식)과 이원집정제(대통령은 외치, 국무총리는 내치 담당, 김무성 등)로 나뉘어 있다.

반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귀국 이후 김종인 전 대표와 가장 먼저 만나고, 국민의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만날 것으로 안다”며 “당분간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 않고 외곽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연대 1순위로 꼽고 있는 김 전 대표의 측근도 이날 “(김 전 대표가 추진하는) 차기 대통령 3년 임기 단축 개헌에 두 사람의 뜻이 맞는다”며 “두 사람 조합을 보면 한쪽은 외교안보, 한쪽은 경제로 맞지 않느냐”고 했다.

김 전 대표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한·미 관계를 잘 아는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반 전 총장을 청와대 외교보좌관으로 추천한 인연이 있다고 한다. 지난해 말 김 전 대표의 처사촌동생인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이 메신저로 일주일간 미국 뉴욕을 방문해 반 전 총장을 만나고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반 전 총장이 2순위 연대 대상으로 꼽는 박지원 의원은 “반 전 총장이 ‘뉴DJP연합’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분이 어떤 정치를 할지 정체성을 다 봐야지 당장 국민의당이 연대를 한다, 안 한다 말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독자 대선 출마의지가 강한 안철수 전 대표와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 등 고려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과의 연대 이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창립하는 ‘국민주권 개혁회의’와 연대 또는 통합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가 앞으로 세력 대 세력으로 통합하자는 방향에 합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24일 출범하는 개혁보수신당은 반 전 총장 영입을 목표로 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식은 안 되지만 반 전 총장이 정당을 선택한다면 우리밖에 없다”며 “신당에 오면 다른 제3지대(국민의당 등)와 연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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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탄핵안에 대한 결론을 서둘러 4월 말~5월 초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문제는 시간이다. 제3지대에 속하는 정치권 그룹이 서로 깃발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연대를 완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정치학) 교수는 “비문·중도세력까지 과연 석 달 안에 집권을 꿈꾸는 대선주자 4명(김종인·안철수·손학규·유승민)을 묶어 통합을 이끌어 내느냐가 대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효식·안효성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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