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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고머 코치’ 보여주고 싶은 금메달

중앙일보 2017.01.05 00:51 종합 24면 지면보기
월러저크 코치가 지난해 2월 독일 퀘닉세에서 로이드 코치를 추모하는 상징물을 든 대표팀 사진을 4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페이스북]

월러저크 코치가 지난해 2월 독일 퀘닉세에서 로이드 코치를 추모하는 상징물을 든 대표팀 사진을 4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페이스북]

2016~17 봅슬레이·스켈레톤 3차 월드컵 개막(6일)을 이틀 앞둔 4일 독일 알텐베르크. 썰매트랙 앞에 선 원윤종(32·강원도청), 윤성빈(23·한국체대) 등 한국 대표팀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2014년부터 대표팀 코치로 일하다가 지난해 1월4일 별세한 맬컴 고머 로이드(영국) 코치를 추모하려고다. 고인을 추억한 대표팀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 선전을 다짐했다.

3차 월드컵 앞둔 한국 썰매 대표팀
1년 전 별세한 영국인 코치 추모
“유언대로 남은 대회서 모두 메달”

32년간 영국·러시아 등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로이드 코치는 2014년 한국팀을 맡아 주행기술·코스 공략법 등의 노하우를 전달했다. 그의 지도를 받은 한국선수들의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한국선수들을 가르치는 동안 그는 암세포와 싸우는 중이었다. 투병사실을 감춰왔던 그는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용(39) 대표팀 총감독은 4일 새벽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인을 ‘아버지’라고 지칭한 뒤 “힘든 때일수록 고머(로이드 코치의 애칭)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는 가족이었다”고 그리워했다. 캐나다 출신인 찰스 월러저크(34) 대표팀 주행코치도 소셜미디어에 “늘 기억하자(Always remember)”고 적었다.
2015년 12월 로이드 코치(오른쪽)와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 [페이스북]

2015년 12월 로이드 코치(오른쪽)와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 [페이스북]

로이드 코치는 여전히 팀의 정신적인 지주다. 그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선수들은 로이드 코치가 세상을 떠난 이후 썰매와 헬멧 전면에 ‘고머’의 이니셜인 G를 새기고 대회에 출전한다. 선수들은 “남은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따달라”는 로이드 코치의 유언도 충실히 따랐다. 지난 시즌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원윤종-서영우(26·경기도연맹)는 5차·8차 월드컵에서 연거푸 1위에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봅슬레이 세계 1위에도 올랐다. 남자 스켈레톤의 윤성빈도 세계 2위까지 성장했다.

원윤종은 “예전에 (로이드) 코치님과 같이 사진을 별로 못 찍었다. 문득문득 몇 장 없는 사진들을 볼 때마다 의미가 남다르고 마음 속으로 잘 하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영우도 “우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그 출발점에 코치님이 계셨다. 코치님이 늘 ‘걱정마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평창올림픽까지 달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봅슬레이 2인승의 원윤종과 서영우는 1차 월드컵에서 동메달, 2차에서 4위에 올랐고, 스켈레톤 윤성빈은 1차에서 금메달, 2차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선전 중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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