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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호텔방 15만개, 코앞에 전시장…라스베이거스가 CES 고향 된 까닭

중앙일보 2017.01.03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정보통신기술(ICT)·자동차 기업의 각축장인 소비자가전전시회(CES)는 해마다 ‘도박의 도시’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얼핏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둘은 궁합이 잘 맞는다. 라스베이거스는 전시장·숙박시설 규모, 대중교통, 여흥거리, 지역정부의 투자 의지 등에서 대형 행사가 많이 열리는 시카고·올랜도 등을 앞선다. 특히 치안이 좋으며 숙박시설에서 후한 점수를 받는다. 임세정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한국사무소 부장은 “라스베이거스에는 미국 10대 전시장 가운데 3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유일하게 15만 개가 넘는 호텔 객실이 있다”라며 “2016년 CES 때 17만7000여 명이 몰렸지만 전혀 무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호텔과 전시장을 잇는 촘촘한 교통망도 강점 중 하나다. 자동 모노레일, 셔틀, 택시 등의 대중교통 시설이 발달해 관람객이 쉽고 빠르게 오갈 수 있다. 예컨대 샌즈엑스포는 베네시안호텔 등과 연결돼 있다. 호텔 방에서 걸어서 5~10분이면 행사장까지 도착할 수 있다.

1967년 뉴욕에서 열린 1회 CES는 협회 회원사들이 세탁기·냉장고·TV 등을 가져와서 서로 돌려 보는 모임의 성격이 짙었다. 1977년까지 이런 형식으로 뉴욕에서 열린 CES는 78년부터 94년까지 겨울에는 라스베이거스, 여름에는 시카고·올랜도에서 진행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 큰 변화가 생겼다. 글로벌 기업들이 CES에 속속 참여하면서 전시회의 규모가 커졌다. 마침 1990년대 들어 라스베이거스도 변신하고 있었다. 카지노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고전하던 라스베이거스에 카지노·호텔·쇼핑몰·컨벤션센터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가 잇따라 들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박람회 및 이벤트(Exhibition & Event)의 마이스(MICE)산업에 적합한 도시로 거듭났다. 어른들의 비밀스러운 공간 일색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늘면서 2015년 이 도시의 카지노 시설(63억 달러)과 비(非)카지노 시설의 매출 비율은 35 대 65 수준으로 바뀌었다.

라스베이거스가 마이스산업 인프라와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는 재원은 대개 이 지역 호텔의 객실세(Room Tax) 일부로 충당한다. 라스베이거스 지역정부는 호텔의 객실세(통상 객실 요금의 12%)를 세금으로 거두며 그중 일부를 관광청에 나눠준다. 2015년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의 호텔세 수입은 2억5444만 달러(약 2836억원)에 달했다. 관광청은 이를 재원으로 새로운 전시 인프라나 콘텐트를 개발한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은 전시장도 늘리고 있다. 1959년 건립된 20만㎡ 규모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부근 리비에라호텔 부지를 매입해 2020년까지 8만8000㎡ 규모의 제2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안정호 코엑스 전시3팀 과장은 “전시장과 관련 시설의 규모와 다양성 면에서 라스베이거스를 따라갈 곳이 없다”며 “서울 국제교류복합지구(강남 코엑스~잠실운동장)에 10만㎡ 규모의 도심형 컨벤션센터가 들어서면 서울의 마이스산업 경쟁력도 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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