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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5000억 달러 무너진 한국 수출…올해는 반등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 2017.01.01 17:54
지난해 12월30일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출입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부산항 감만부두 일출 모습.송봉근 기자

지난해 12월30일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출입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부산항 감만부두 일출 모습.송봉근 기자

‘1964년 1억달러, 1995년 1000억달러, 2011년 5000억달러’

한국 수출의 눈부신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출액이 5000배로 커지는 데에는 5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한국 경제는 수출의 ‘폭풍 성장’에 힘입어 1960년대 세계 꼴찌 수준에서 오늘날 10위권의 무역 대국으로 설 수 있었다.

이랬던 한국 수출이 최근 불안하다. 수출액이 2년 연속 줄어들면서 지난해엔 5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6년만의 일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수출액은 4955억 달러로 전년보다 5.9% 줄었다. 수출은 2015년에도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한국의 수출액이 2년 연속 줄어든 것은 지난 1957~1958년 이후 58년 만이다. 지난해 수입액은 4057억 달러로 7.1% 줄었다. 이에 따라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한국의 무역 규모는 1조 달러를 넘지 못했다. 한국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무역규모에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무역수지는 898억 달러 흑자로 2015년(903억 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수출 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대내외적인 요인이 겹쳤다. 이진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수출 부진은 세계 경기 침체로 교역이 줄어든데다, 자동차 파업과 갤럭시노트7 단종, 한진해운 사태 등이 겹치면서 주력 품목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로의 수출액은 2~9%씩 줄었다. 품목별 수출 증가율도 자동차(-12.5%)와 선박(-14.4%), 가전(-11.7%), 무선통신기기(-9.1%) 등 주력품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일하게 수출이 늘어난 것은 컴퓨터(8.3%) 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올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냐다. 정부는 수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해 첫 일정으로 1일 오후 수출기지인 인천 신항을 찾았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수출 회복세가 가속화되도록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이를 통해)올해 수출은 3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지표에선 긍정적 징후가 보인다. 지난해 연말 들어 수출액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451억 달러로 6.4% 증가했다. 11월 2.5%로 플러스로 반등한 후 2개월 연속 증가세다. 두 달 연속 수출이 늘어난 건 2014년 10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12월 하루평균 수출액도 18억4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2% 늘었다. 이진우 과장은 “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의약품 등의 수출이 반전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세계 경제와 교역 요건이 개선되면서 이 같은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3.4%, 세계교역 성장률은 3.8%로 전년보다 각각 0.3%포인트, 1.5%포인트 증가할 전망이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안팎으로 상승세를 타는 등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그동안의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기술 부문에서 수출 반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보호무역주의’란 산을 넘어야 한다.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본격화될 수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을 통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세계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다”며 “통상 마찰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규제 예상 품목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해운 등 경쟁력이 약화된 주력 산업이 안고 있는 불안 요소도 제거해야 한다. 유병규 원장은 “한국이 강세를 보였던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제조업에선 공급과잉 우려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과잉공급이 이뤄지고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과 경쟁에 노출된 산업에 대해선 고부가가치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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